한국인 줄리아드音大 최우수졸업 안수진씨

  • 입력 2002년 5월 26일 18시 37분


미국 줄리아드 음악학교의 올해 졸업식에서 한국인 안수진(安秀鎭·22)씨가 2개 부문에서 수석 졸업하는 영광을 차지했다.

24일 뉴욕 맨해튼 링컨센터에서 열린 줄리아드 졸업식에서 안씨는 음악부문 최우수상인 피터 메닌상과, 음악 무용 연극 등 전체 학과를 대상으로 학업성적과 예술적 성취도가 가장 뛰어난 학생에게 주는 존 어스킨상을 한꺼번에 받았다. 상금은 각각 1000달러.

이날 졸업식장에서 조지프 폴리시 총장은 “한 학생이 최우수상 2개를 받은 것은 줄리어드 개교 이래 처음”이라고 강조하며 “수진씨는 특별히 뛰어난 학생”이라고 소개했다.

줄리아드는 최우수 졸업자의 신원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고 학부 및 석박사 213명에 학위를 수여하는 자리에서 ‘깜짝 발표’해 안씨와 가족들을 놀라게 했다. 올해 학부 졸업생 중 한국인은 18명에 이른다.

피아노 전공인 안씨는 25일 기자와 만나 “슈베르트, 모차르트 등의 고전음악부터 존 존(John Zorn)의 재즈곡 등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두루 좋아한다”면서 “줄리아드 대학원에 진학해 피아노 연주자의 길을 계속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교내 콩쿠르에서 우승해 링컨센터에서 줄리아드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기도 했다. 가장 좋아하는 피아니스트는 러시아 출신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1915∼1997).

4세 때부터 피아노를 친 안씨는 1990년 연합뉴스 주미특파원으로 발령받은 부친 안진기(安晋基·56·현 경제국장)씨를 따라 미국에 와 12세 때인 1992년 대학생까지 출전한 롱비치 모차르트 페스티벌에서 우승해 일찌감치 재능을 인정받았다. 또 보스턴 근교의 종합예술고교인 월넛 힐 고교에 다니던 1996년엔 보스턴 심포니와 협연하기도 했다. 중학교 졸업 때는 학업우수 학생에게 주는 대통령상도 받았다.

안씨는 줄리아드 2학년을 마치고 1년간 휴학했을 때 인도 일본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을 여행했을 정도로 여행과 사진찍기를 좋아한다. 맨해튼의 원룸 아파트에 사는 안씨는 틈나면 집 근처 스케이트장을 즐겨 찾는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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