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민주당 大選 예비주자 진영 TV토론 신경전

  • 입력 2002년 1월 16일 18시 22분


“우리 후보는 오른쪽 얼굴이 화면에 잘 받는다.” “우리 대표는 머리 숱이 적으니 머리 위 조명을 약하게 해달라.” “얼굴이 크게 나오지 않게 해달라.”

‘본선’보다 더욱 치열하고 재미있는 ‘예선’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민주당의 대선 예비후보 초청 연쇄 토론회를 앞두고 방송사와 각 주자 진영간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주자들은 자신의 이미지 강화 비책 마련과 함께 다른 주자들의 전략 탐색 등 치열한 정보전을 벌이고 있다. 방송사들은 편파 시비에 휘말리지 않으면서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별도의 대책팀을 구성하는 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상파 TV 3사 중 우선 SBS가 18일부터 7주 동안 매주 금요일(밤11·45) 민주당 예비 후보 7명을 한명씩 초대하는 토론 프로그램을 방송한다. ‘SBS 토론 공방’시간에 마련되는 ‘특집 SBS 토론공방’은 가나다 순으로 후보를 초대해 45분 동안 10개 안팎의 질문을 하고 답변을 듣는 식으로 진행된다. 질문에는 △개인문제 △정책과 비전 △국가 경영과 지도력 문제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질문 전에는 후보 약력(3분)과 ‘대통령 후보로 나선 가장 큰 이유’에 대해 1분 반동안 발언을 하게된다. 패널로는 연세대 윤건영(경제학)교수와 서강대 손호철(정치학)교수, SBS 하남신 사회1부장이 나선다.

SBS측은 3사 중 가장 먼저 대선 후보 토론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점을 고려해 최대한 차분하고 중립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SBS 정성환 보도제작1부장은 “시청자들의 전화 질문도 받지 않을 계획”이라며 “후보들의 출연료도 보통 수준인 30만원정도만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MBC는 21일부터 29일까지(26, 27일 제외) 예비 후보 7명을 차례대로 초대해 85분 동안 토론하는 ‘선택2002, 예비후보에게 듣는다’(오후12·05)를 방송한다. 특히 MBC는 지난해부터 보도의 공정성 문제와 관련해 뉴스 시청률이 급락한 온 점을 감안해 고려대 김일수(법학)교수를 비롯한 각계 인사 5명으로 구성된 토론 자문위원단을 구성하는 등 사전에 ‘잡음’을 없애겠다는 방침이다.

후보들의 토론 순서도 추첨을 통해 결정했다. 패널 구성 방식도 SBS와 마찬가지로 첫 출연자로 정해진 김근태 고문측에게 불리하지않도록 19일 공개할 계획이다.

SBS와 MBC는 방청객의 반응에 따른 편파 시비를 막기 위해서도 고심하고 있다. SBS측은 촬영이 진행될 SBS 일산 제작센터의 인근 주민 60여명만 방청객으로 받기로 했으며, MBC는 사옥이 아닌 서울 은평구 불광동 한국여성개발원에서 토론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주 여야 대표 인터뷰를 내보낸 KBS는 당분간 토론 프로그램을 제작하지않을 계획이다. KBS 선거방송기획단 이성완 주간은 “한나라당의 경선 일정이 확정되는 3월경 각 당의 후보에 대한 토론 프로그램을 방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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