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명성황후' 영어 공연…조선국모 영국 무대 납신다

  • 입력 2002년 1월 8일 18시 21분


창작 뮤지컬의 자존심을 지켜온 ‘명성황후’가 국내 공연 사상 최초로 영어 버전으로 영국 무대에 진출한다. 이 작품은 2월1일부터 런던 ‘아폴로 해멀스미스’ 극장에서 16일간 19회 공연된다.

95년 초연된 이 작품은 370회의 국내외 공연을 통해 50만명의 관객을 기록했다. 97년 국내 뮤지컬로는 최초로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을 가진 바 있다.

이태원이 타이틀롤 명성황후로, 조승룡과 이희정이 각각 고종과 대원군으로 출연한다. 이밖에 미우라 공사역의 김성기 등 40여명의 배우들이 참가한다.

이 공연은 특히 영어 버전으로 세계 무대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국내 뮤지컬의 본격적인 문화상품으로서의 가능섬을 점검한다는 의미가 있다.

공연은 자막없이 영어로만 진행된다. 배우들은 이 공연을 위해 3개월간 영어 발음 교정 및 연습을 해왔다.

이 작품의 제작사인 ‘에이콤 인터네셔널’의 윤호진 대표는 “‘명성황후’는 영어 버전으로 유럽에 상륙할 준비를 끝마쳤다”면서 “웨스트엔드로 상징되는 런던은 유럽 공연계의 중심인 만큼 이번 공연에서 호평을 받는다면 유럽 진출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사는 2년여간 작사와 작곡, 편곡 등 영어 버전 공연에 공을 들여왔다. 조지나 세인트 조지(작사, 작곡), 존 릭비(지휘), 스태픈 콜맨(작곡) 등 세계적인 히트 뮤지컬을 제작해온 ‘카메론 매킨토시 프로덕션’과 작업해온 스태프들이 참여했다.

7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는 명성황후의 ‘Star In My Heart’(내겐 누가 님인가요), 대원군의 ‘Time To Move On’(다시 권좌에) 등 6곡이 발표됐다.

이미 브로드웨이와 런던 무대에서 뮤지컬 ‘왕과 나’에 출연한 경력이 있는 이태원은 “배우들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영어 노래에 적응했다”면서 “실제 런던에서도 다양한 국적의 배우들이 활약하는 만큼 발음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극장 대관료와 마케팅비 등 총 17억원의 제작비가 투여되는 대형 프로젝트. 공동제작사인 ‘에이콤…’과 아폴로 해멀스미스 극장은 수익이 발생할 경우 8대 2의 비율로 나눈다.

제작사의 현재 관객 목표는 객석점유율 60%선인 약 2만명. 뉴욕과 달리 교민 숫자가 적어 전체 관객의 80%를 외국인 관객으로 채워야 한다는 계산이다. 카메론 매킨토시 등 유명 프로듀서 10여명의 공연 관람이 예정된 것을 비롯, 영국 월드컵 축구 대표팀의 관람도 추진되고 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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