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고려말~조선 700년 韓中교류 집대성 '연행록' 발간

  • 입력 2001년 12월 5일 18시 18분


조선시대에 중국을 다녀온 사신 일행의 기행 기록인 ‘연행록(燕行錄)’을 집대성한 ‘연행록 전집’(동국대출판부)이 전 100권으로 발간됐다. 이는 500여종으로 추정되는 연행록 중 약 420종을 모아 정리한 것이다.

<본보 2001년 5월30일 A18, A30면에 관련기사>

동국대 한국문학연구소(소장 임기중 국문학과 교수)는 7일 오후 2시 동국대 국제정보대학원 세미나실에서 ‘연행록과 동아시아 연구’를 주제로 전집 출판 기념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해 연행록 연구의 성과와 의미 등을 논의한다.

임 소장은 “연행록은 고려말부터 조선말까지 약 700여년 동안 한중관계를 중심으로 일본 월남 태국 등 동아시아 여러 나라들의 정치적 문화적 교류 관계를 담은 중요한 사료일 뿐 아니라, 서양과의 교류를 비롯해 지구촌의 내왕과 교섭 양상까지 생생하게 드러나 있기 때문에, 당시의 국제 교류사와 문화사를 파악하는 데 연행록만한 자료는 드물다”고 말했다.

국제학술회의에 참가하는 중국 베이징대 리우융치앙(劉勇强)교수(중국문학)도 발표문 ‘연행록과 중국학 연구’에서 “연행록은 독특한 시각으로 명나라와 청나라를 비롯한 중국 사회의 실제 상황들을 반영하고 있으며 일반적인 중국 정사나 야사가 대체할 수 없을 만큼 사료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방대한 자료의 발간 뒤에는 근 30년 동안 연행록이 있는 곳이라면 국내외를 마다 않고 찾아다녔던 임 소장의 노고가 숨어 있다.

고병익 전 서울대 총장(사학)은 “연행록에 대한 연구가 종래에도 적지 않게 이루어져 왔으나 임 교수처럼 일관해서 연구에 매진하여 연행록을 대규모로 수집 정리해 집대성한 예는 없었다”며 그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전집 발간의 감회를 묻자 임 소장은 “처음 공개되는 자료도 적지 않지만 섣불리 개별적인 자료의 특이성에 주목하기보다는 전체적인 교류사와 문화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연행록 전집’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연구하고 전집 중 주요 자료를 번역 출간하는 등 할 일이 산더미처럼 남아 있다”고 말했다. 02-2260-3501

<김형찬기자>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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