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눈높이 모임'활발…"지-학-혈연 NO, 통하면 만나요"

  • 입력 2001년 10월 21일 18시 29분


클럽프렌즈
클럽프렌즈
《홍보대행사 알린다커뮤니케이션 기획이사 안재만씨(32)는 한달에 두 번씩 반드시 서울마케팅클럽(www.seoulmktclub.com) 모임에 참석한다. 오후 2시를 전후해 회원들과 만나 2주 전 정한 주제에 대해 세미나를 한 뒤 저녁과 함께 와인 맥주를 즐긴다. “필(Feel)이 통하는 회원을 만나면 새벽까지 이어지는 술자리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비슷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모임이어서 그런지 대화도 통하고 배울 것도 많아 좋아요.” 안 이사는 회원들과 함께 세미나를 통해 공동 연구한 내용을 책으로 출판할 계획도 갖고 있다. 서울마케팅클럽은 결혼 유무와 상관없이 마케팅 광고 홍보 프로모션 웹기획 웹컨설팅 등 마케팅 관련 종사자들이 모여 만든 인적 네트워크. 5월에 오픈했으며 회원은 200여명으로 유료 운영된다.》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신(新) 클럽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과거 모임은 혈연 학연 지연 등을 토대로 한 향우회 동호회 동문회 동아리 등을 중심으로 한 ‘집단 공동체’였다. 하지만 요즘 유행하고 있는 ‘신 클럽’은 이와는 달리 나이 학교 직업 고향 등을 초월해 개인적인 취향이나 필요에 의해 만남이 형성 유지되는 ‘퍼스널 공동체’인 것이 두드러진 특색.

연세대 사회학과 유석춘 교수는 “인터넷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인간 관계가 형성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노블리안클럽

▽놀이터와 배움터의 공간〓20, 30대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 50여명이 모인 영노블리안클럽(korea.noblian.com)은 요리 와인 시가교실 등 다양한 취미활동 이벤트를 통해 공감대를 이뤄나간다. 미술관람회 음악회 등 문화 공연도 즐긴다. 클라이슬러 등 외국 유명 자동차회사나 각종 패션회사들도 행사가 있을 때 이들을 초청한다. 크라이슬러는 10월초부터 한달 동안 이들에게 자동차를 하루 빌려주는 ‘시승 경험 프로모션’을 진행중.

클럽 세이큐피드

만 20세 이상∼35세 이하 싱글들의 모임인 세이큐피드(www.saycupid.co.kr)도 놀이와 문화 학습이 동시에 이뤄지는 공간. 라틴댄스, 힙합댄스, 악기 연주, 레포츠 등 테마가 있는 파티를 즐기면서 다양한 인맥을 형성한다.

세이큐피드 주성연씨는 “클럽 내 ‘대학’이란 가상공간을 통해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에 대한 강의도 이뤄진다”고 말했다.

▽고급 인력 스카우트 공간〓“안 사장님과 많은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니지만 같이 일하기로 결심한 것은 같은 클럽프렌즈 회원이란 믿음이 마음 한 곳에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7월 D코리아에서 빅슨테크놀러지로 스카우트된 신용섭씨(34)가 클럽프렌즈 게시판에 띄운 글 중의 일부다. 신씨를 스카우트한 빅슨테크놀러지 안유석 사장(31)도 “개방적이고 합리적인 회원만 받는 클럽프렌즈에 대한 믿음이 신씨를 받아들이게 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만남은 클럽프렌즈가 5월 모임에서 신씨를 안 사장에게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이 주축인 클럽프렌즈(www.clubfriends.co.kr)에서는 2000년 3월부터 개인 커리어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주는 ‘커리어 소사이어티’를 운영하고 있다.

이 클럽의 하승호 사장은 “‘커리어 소사이어티’는 헤드헌팅보다 진보된 개념으로, 단순히 인력을 회사에 공급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커리어를 업그레이드해 주고 필요한 커리어를 연결시켜 준다”고 말했다.

▽1대 1 보다는 다(多)대 다(多)〓신클럽 회원들은 ‘한 사람의 결혼상대’보다는 신원이 확실하고 괜찮은 조건의 사람들을 두루 만나는 것을 선호한다. 따라서 만남의 형태도 맞선 미팅 소개팅 등 1대 1이 아닌 파티 세미나 등 그룹으로 이어지는 것이 특징.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영노블리언클럽 김도윤씨(27)는 “1대 1 만남으론 상대방에 대해 정확히 알기 어렵기 때문에 클럽 형태의 만남을 선호하는 주위 친구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존 결혼정보회사들도 각종 파티 형태의 집단미팅을 기획하는 등 ‘신 클럽’의 장점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 '파티 에티켓' 이것만큼은…

신클럽 회원은 대부분 스탠딩 파티, 댄스 파티, 클래식 파티, 와인 파티 등 다양한 파티를 통해 새로운 만남을 추구한다.

회원의 90% 이상이 미혼인 클럽프렌즈는 97년 10월 첫 모임을 가진 이후 지금까지 파티를 120회나 열었다. 파티는 5∼7명 정도의 소모임이 아닌 30명 이상 대규모로 진행 된다. 그 만큼 복장 대화법 등 예의범절이나 매너가 중요하다.

클럽프렌즈 임정선씨(31)는 “회원으로 가입할 때 e메일을 통해 파티 매너에 대한 안내문을 돌리지만 이를 미처 읽지 못하거나 파티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상식 없는 사람’으로 취급받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다음은 임씨가 말하는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파티 매너.

▽예의범절 및 매너〓스탠딩 파티의 경우 의자나 탁자에 앉아 있는 것은 실례. 처음 본 사람에게는 간단한 목례를 한 뒤 자기소개를 하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눈다.

서로 멀뚱히 쳐다보면서 말을 걸지 않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 타입은 자기만 손해다. 그렇다고 자리를 계속 옮겨다니며 명함을 교환하는 것도 실례. 폭탄주 등 부어라 마셔라 술을 마구 돌리는 것도 좋은 자세는 아니다.

▽복장〓파티 주최측에 물어보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파티의 주제가 ‘섹시함’을 요구하지 않는 한 화장을 너무 짙게 하거나 가슴 어깨 등이 훤히 보이는 야한 옷을 삼가는 것이 좋다.

여성은 실크 소재 원피스, 남성은 정장이 무난하다. 팔찌 목걸이 등으로 자기만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대화법〓우선 너무 큰 소리로 떠들지 않는다. 자기 얘기만 하지 말고 상대방 얘기를 경청한다.

대화에 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면 질문을 던져 자연스럽게 모임에 끌어들인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 클릭 '인터넷 미팅'

따뜻한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나머지 반쪽’을 찾으려는 젊은이들의 마음이 분주한 계절이다. 과거 같으면 대학가 주변 커피숍 레스토랑 등에서 연일 미팅을 했겠지만 요즘 젊은 네티즌들은 PC 앞으로 달려가 남녀간 만남을 주선해주는 사이트를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이에 따라 각종 미팅 사이트들은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느라 아이디어를 짜낸다.

▽조이임펙트(www.joyimpact.com)〓채팅과 게임이 결합한 형태인 무료 온라인 미팅게임 ‘러브러브 찌찌뽕’으로 컴퓨터게임에 친숙한 네티즌을 유혹한다. 온라인 상에서 캐릭터를 통해 게임을 하며 채팅을 하는 방식이다.

▽인트로데이트(www.okintro.com)〓‘심청이’로 불리는 여성과의 데이트를 매물로 하는 경매사이트. 인적 사항과 사진 등을 올리면 심사를 거쳐 경매에 올려진다. 데이트 경매는 쌀 1㎏에 해당하는 금액부터 시작되며 낙찰되면 일정액의 데이트 비용이 지급된다.

▽아이콕콕(www.icokcok.com)〓심리테스트를 이용한 미팅 게임 사이트. 심리테스트를 통해 상대방의 심리와 성격을 파악해 자신에게 맞는 최상의 짝을 찾도록 도와준다. 또 다양한 아이템과 움직이는 캐릭터인 이모티콘을 활용한 채팅도 재미있다.

▽미스앤미스터즈(missnmrs.net)〓남녀가 실제로 만나기 전 결혼정보서비스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서로를 미리 알아볼 수 있는 사이트. 유명 놀이공원, 바, 레스토랑 등 사이트 안 ‘데이트공원’에 입점된 업체를 클릭하면 두 사람이 가상점포에 들어가 화상 채팅을 나누면서 데이트를 즐긴다. 가상상품을 선물하거나 음식을 서로에게 권하면서 어색한 분위기를 해소할 수 있다.

▽하두리(www.haduri.com)〓화상카메라를 통해 자신의 사진을 파일로 제작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화상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실물보다 근사하게 나온다고 해서 ‘캠발’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 이와 함께 스티커 사진을 수정, 제작해 주는 ‘스타샷’ 프로그램도 있다. 마치 킹카, 퀸카처럼 연출해 주는 이 사진은 미팅 프로필 등록시 애용된다. 11월1일까지 업그레이중.

<이호갑기자>gdt@donga.com

◆ 신클럽 이름

사이트 주소

특징

서울마케팅클럽

www.seoulmktclub.com

마케팅 관련 종사자 모임, 연회비 12만원

영노블리안클럽

korea.noblian.com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모임, 연회비 50만원

클럽프렌즈

www.clubfriends.co.kr

까다로운 심사를 통해 신청자중 20∼30%만 회원으로 받아들임. 기혼자도 가입 가능, 연회비 5만∼55만원

세이큐피드

www.saycupid.co.kr

만19∼만35세 싱글만 가입. 가입비 6만∼1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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