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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9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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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대교∼성남시 방향의 고가차도 건설계획은 서울시가 98년 4월 제2롯데월드의 건축허가를 사전승인할 때 조건으로 내건 것. 제2롯데월드 준공 예정일(2004년)에 맞춰 롯데측의 부담으로 고가차도를 짓도록 했다. 이에 맞서 송파구는 주변 미관을 해친다는 주민들의 반대여론을 감안해 최종 허가과정에서 ‘지하차도’ 건설을 조건부로 제시해 갈등의 불씨를 던졌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공방〓서울시는 지난해 11월 교통대책 특별자문회의에서 기존 고가차도 건설방침을 재확인했다. 송파구측은 설사 서울시 방침대로 고가차도를 짓더라도 교통소통에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반론을 폈다. 고가차도를 지을 경우 고가차도가 들어설 몇 개 차선은 성남∼잠실대교 방향의 차량들만 다닐 수 있어 교차로의 기능을 충분히 살릴 수 없다는 것.
이에 대해 서울시 강창구(姜昌求) 건설국장은 “고가차도를 통해 잠실사거리를 거치지 않는 통과차량들과 잠실사거리에 갈 차량들을 분리시킬 경우 상당한 교통소통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한동안 거론됐던 지하차도 건설방안은 사실상 폐기된 상태다. 지하차도가 들어설 경우 지하철 2, 8호선이 교차하는 잠실역의 안전문제와 함께 지하상가 철거도 쉽지 않은 점이 고려됐다.
결국 송파구는 ‘제3의 길’ 건설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탄천변 외곽 등에 우회도로를 낼 경우 얽힌 실타래를 풀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유택(李裕澤) 송파구청장도 최근 “외곽도로 건설방안으로 최종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기존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만약 탄천 방향으로 외곽도로를 낸다면 이 지역 주민들이 가만있겠느냐”며 송파구의 주장을 반박했다.
▽향후 전망〓앞으로 남은 주요 변수는 잠실사거리 주민들의 반응이다. 특히 고가차도가 지나게 될 잠실 저밀도 재건축지구 주민들의 의견이 열쇠를 쥐고 있는 셈.
이와 관련해 이 지역 주민 중 일부는 저밀도 재건축 우선순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서울시로부터 ‘호감’을 사기 위해 고가차도 건설방침을 받아들일 견해를 내비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서울시도 이 부분에 주목해 “시간을 끌면 불리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저밀도 아파트 재건축을 앞두고 일부 주민들이 ‘고가차도 건설’에 찬성한다는 이야기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며 “주민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는 등 여건이 성숙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잠실 주공5단지 아파트에 사는 이한숙씨(59·여)는 “재건축조합에서 잠시 거론됐던 이야기일 뿐 ‘고가차도 건설 반대’라는 주민 대부분의 의견에는 변함이 없다”고 일축했다.
<정연욱·차지완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