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仁村기념강좌 스케치]美 중재역할 질문 쏟아져

  • 입력 2001년 9월 27일 18시 53분


조지 미첼 전 미국 상원의원은 이날 인촌기념강좌를 위해 당초 준비했던 북아일랜드 분쟁 중재 경험담에 덧붙여 최근 발생한 미 본토의 자살테러 사건에 대한 미국인들의 반응과 국제적인 테러리즘 대책에 대한 나름대로의 견해를 내놓았다.

미첼 전 상원의원은 특히 ‘국제분쟁의 해결사’답게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분명히 밝힌 것처럼 테러리즘에 대항하는 국제적 연합은 광범위해야 하며, 지역분쟁을 끝내는 노력과 평화와 정의를 위한 탐구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연이 끝난 뒤 미첼 전 상원의원에게 던져진 학생들의 질문은 주로 남북한 관계개선 전망, 정치지도자 및 미국의 역할 등에 집중됐다.

학생들은 “주로 북한에 의해서만 작동되고 있는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남북 평화회담에 대한 최종시한을 정하는 것이 유용한가” “6·15 남북공동선언은 ‘자주적 해결’을 강조하고 있는데 미국의 중재자로서의 역할은 가능한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미첼 전 의원은 주로 자신이 북아일랜드 및 중동지역 평화협상을 중재하면서 느낀 경험담 등을 토대로 설득력있는 답변에 나섰고, “모든 일엔 인내가 필요하며 문제의 해결엔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연에 앞서 김정배(金貞培) 고려대 총장은 미첼 전 상원의원을 ‘미 의회에서 가장 존경받는 의원’이라고 소개한 뒤 “중동지역의 평화 중재를 위한 ‘미첼 보고서’는 미 의회와 행정부에서 중동문제 해결을 위한 바이블로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인촌 김성수(仁村 金性洙) 선생의 ‘공선사후(公先私後)’ ‘신의일관(信義一貫)’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이곳 인촌기념관에서 평생 공익 우선의 삶을 살아온 미첼 전 상원의원의 강연을 듣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고 미첼 전 상원의원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날 인촌기념강좌에는 현승종(玄勝鍾) 인촌기념회 이사장과 김학준(金學俊) 동아일보 사장, 채문식(蔡汶植) 전 국회의장, 민관식(閔寬植) 전 국회부의장, 정세영(鄭世永)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등 각계 인사와 학생 8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철희·김창원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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