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증후군 탈출 즐기면서 보내요"…남자들도 음식장만

  • 입력 2001년 9월 26일 18시 28분


“추석이 다가오면 미열이 나고, 소화도 안돼요. 올해는 웬 연휴가 그리도 긴지….”

“나물 다듬고, 전 부치고…. 음식 종류는 왜 그리 많은지. 시누이들은 쳐다보지도 않고, 남자들은 TV 보고 잠만 자지요.”

해마다 명절이면 호된 ‘시집살이’를 하는 주부들. 하지만 요즘엔 ‘명절 증후군’이라는 말을 잊고 사는 가정도 점점 늘고 있다.

가전제품 대리점 점장인 오명석씨(42·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1동) 가족은 추석 전날이면 형님 집에 모인다. 여성들이 음식을 장만하는 사이에 남자들은 산소에 다녀온다. 독실한 기독교 가정이지만 추석 당일에는 집에서 차례를 지낸다. 절을 해도 아무런 스스럼이 없다. 여성들도 차례상에 술을 올린다. 오씨는 저녁에 반드시 처가에 간다. 추석선물은 미리 보낸다.

보습학원을 운영하는 이명우씨(43·서울 노원구 하계동)도 형님 집에 간다. 형제의 취미가 요리라 자연스럽게 음식 장만은 남자들 몫이 된다. ‘총감독’인 칠순의 어머니는 음식의 간을 맞춘다. 며느리들은 아이들과 거실에서 명절을 만끽한다. 차례를 지낸 뒤에는 온 가족이 노래방에 가 스트레스를 풀거나 윷놀이를 한다.

▼남자 일시키는 법 4가지▼

주부들의 명절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 갑자기 생활 방식을 바꾸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여성포털 마이클럽(www.miclub.com)이 제안하는 ‘남자들 일 시키는 비법’ 4가지를 참고해 하나하나 바꿔보자.

▽추석 장보기는 부부동반으로〓추석 반찬거리나 상차림을 위해선 시장보기부터 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바구니는 남편이 들도록 하고 재료도 직접 고르게 한다.

▽방앗간 출입은 남자 몫〓송편을 만들기 전에 쌀 빻아오는 일은 전적으로 남자들에게 맡긴다. ‘채찍’만 들지 말고 남편이 임무를 완수하면 간단한 술상을 차려주는 등 ‘당근’도 제공한다.

▽송편 빚기는 솜씨대결〓누가 더 예쁘게 빚는지, 누가 더 많이 빚는지 경쟁한다면 힘든 줄 모르고 순식간에 ‘뚝딱’ 끝낼 수 있다. ‘조기교육’ 차원에서 반드시 아이들도 동참하도록 한다.

▽‘화투놀이’를 건전하게 활용〓진 사람이 상을 차리고, 설거지하고, 심부름하고, 손님도 맞고…. 여러 가지 내기를 건다. ‘실력’이 달려도 최소한 한 번은 이길 테니까.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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