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추석특수' 실물경기 불지핀다

  • 입력 2001년 9월 18일 18시 40분


1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롯데백화점 강남점. 평일인데도 오전 10시30분 개점하기 전부터 500여명의 손님이 입구에 줄을 섰다. 문이 열리자 손님들은 가을운동회에서 달리듯 에스컬레이터에 뛰어 올랐다. 30, 40대 주부들이 대부분이지만 드문드문 남성도 보였다. 혹시 늦으면 사은품을 못 받을세라 개점 후 30분간 몰려든 손님만 2000여명.

이 백화점 최성헌(崔成憲) 영업총괄팀장은 “본격적인 추석 선물 쇼핑이 시작되는 이번 주말부터는 손님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추석을 앞두고 유통 가전 부동산 등 일부 실물경기가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백화점 등 대형유통업체들은 올 추석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상품권의 인기가 높아 추석시즌 통틀어 70∼80% 정도 신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전업계도 가을철 혼수 등으로 매출이 크게 늘었으며 공장가동률도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자유통업체 테크노마트는 이달 들어 17일까지 혼수가전 매출이 지난해 동기대비 30% 늘었고 올 봄 혼수시즌인 3월보다는 무려 80%가량 늘었다. 하이마트도 이달 들어 17일까지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11%정도 늘었다.

가전 3사의 공장가동률도 작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DVD플레이어 프로젝션TV 컬러모니터 등의 생산이 늘면서 공장을 풀가동 중이다. 수원공장과 협력업체, 해외공장 전체가 연장근무를 실시하고 있고 특히 중국 톈진(天津)공장의 경우 휴일도 줄인 채 일하고 있다. LG전자 창원공장도 100%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대우전자도 지난해와 비슷한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본격적인 이사철을 맞은 부동산 시장에도 미국 테러사태의 ‘어두운 그림자’를 찾아보기 어렵다. 신규 분양시장은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고 집값이나 주택 거래량도 큰 변화가 없다.

미국 테러사태 직후인 14일 문을 연 경기 용인시 죽전지구 5개 업체 모델하우스에는 닷새동안 8만여명이 몰렸다. 주말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 월드건설의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 ‘월드메르디앙’ 아파트 청약은 5일간 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기 고양시 ‘동익 미라벨’도 계약률이 80%를 넘어섰다. 월드건설 조영호 부장은 “수요자들의 심리적 위축이 아파트 분양을 포기할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신연수·이은우·하임숙기자>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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