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천주교·개신교, 사후 피임약 시판 강력 반발

  • 입력 2001년 7월 26일 18시 31분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사후 피임약 국내시판 허용을 검토하자 천주교와 개신교가 반발하고 나섰다.

천주교와 개신교는 공동으로 사후 피임약 시판을 저지키로 하고 이 피임약이 시판될 경우 불매운동을 추진할 방침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강우일 보좌주교는 최근 식약청에 보낸 의견서에서 현대약품공업에서 수입허가를 신청한 ‘노레보’정의 국내 시판을 승인해서는 안된다는 뜻을 전했다.

강주교는 의견서에서 97년 통계를 인용, “매년 100만명의 10대가 임신을 하고 그중 3분의 1이 낙태를 한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사후 피임약을 시판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결과를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주교는 특히 “사후 피임약 시판은 청소년들 사이에 급속히 확장되고 있는 반생명적 경향을 강화하고 혼전 성관계를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아이의 출산 거부는 뱃속의 생명을 죽이는 살인을 묵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신교계에서는 기독교생명위원회(위원장 맹용길 목사)가 식약청에 비슷한 의견서를 보낸데 이어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만신 목사·약칭 한기총)가 최근 성명을 발표해 사후 피임약 국내 시판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기총은 성명에서 “인간의 생명은 수정과 동시에 시작되는 것으로 사후 피임약은 이미 수정된 수정란의 자궁내막 착상을 방해해 수정된 생명을 죽이는 사실상의 낙태약이나 다름없다”며 “사후 피임약이 성인들과 청소년들에게까지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성윤리관을 형성시켜 심각한 지경에 이른 청소년 성매매를 부치기는 결과를 초래할 게 분명하다”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현대약품은 프랑스의 ‘HRA 파르마’사가 개발한 ‘노레보’정을 수입 판매하기 위해 5월초 식약청에 수입의약품 판매 허가 신청을 했으며 식약청은 보건복지부 등 관련부처와 종교 사회 학술단체 등으로부터 이 약의 시판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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