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일본관객들 사로잡은 '황진이' 도쿄공연 성황

  • 입력 2001년 4월 17일 18시 34분


풍류와 기개의 조선여인 황진이가 일본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5, 16일 일본 도쿄 신국립극장 대극장에서 한국오페라단 주최로 열린 오페라 ‘황진이’(작곡 이영조)는 선비춤 바라춤 기생춤 등 전통무용과 화려한 한복 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해 1800여 객석을 가득 채운 일본 관객들로부터 공감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우리 전통 음악을 바탕으로 한 섬세한 음악도 빛을 발했다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소재와 음악에 대해 일본인들은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시모야카와 교스케(下八川共祐) 쇼와음악대학 이사장은 “일본인들도 폭넓게 공감할 수 있는 소재였으며, 무대장치와 상징이 풍성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토 미치히코(伊藤道彦) 후지와라가극단 사무국장은 “가수들의 기량이 전반적으로 뛰어났으며 특히 베이스와 바리톤의 육중한 성량이 인상적이었다”고 부러움을 표시했다.

“신국립극장에서 공연되는 오페라를 빠짐없이 본다”고 밝힌 한 40대 오페라팬은 “작곡가가 개성적인 작법을 살리면서도 청중의 귀에 달콤하게 다가가는 작품을 만든 것 같다”며 “등장인물들은 거의 승려와 문인이지만 전체적으로 삶이 덧없다는 노장(老莊)사상을 작품에서 표현한 것 같다”고 감상을 말했다.

1999년 서울 초연과 지난해 베이징 공연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이번 ‘황진이’ 공연은 작곡자와 연출자, 제작자의 세밀한 협의로 한층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였다.

16일 공연에는 아키히토(明仁) 일본 천황 부처를 비롯해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외무대신 등 정부 요인이 대거 참석했다.

<도쿄〓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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