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푸드스타일리스트 박재은씨가 소개하는 '핑거푸드'

  • 입력 2001년 3월 30일 19시 05분


◇'손가락 맛' 일품이네

값싼 재료 재해석…조물조물

“‘새 봄’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음식을 만듭니다. 원래 있던 음식을 응용하고 재해석하면서 생겨난 것도 많고요.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잘 씻은 ‘손가락’입니다.”

프랑스의 명문 요리학교인 ‘코르동 블뢰’를 졸업한 박재은씨(27)가 최근 새로운 개념의 ‘핑거푸드’를 선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씨는 최근 각종 동호회나 기업체의 연회장 만찬장 등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음식세계를 선보이며 일약 ‘스타급’으로 떠오른 신세대 푸드스타일리스트. 서울와인스쿨, 세종대 관광대학원 등에서는 ‘최연소 강사’로도 통한다.

박씨가 제안하는 핑거푸드는 일단 재료비가 싸고 조리법도 간단해 손쉽게 만들 수 있고, 조물조물 만지작거리는 ‘손맛’을 최대한 가미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시간이 없는 20∼30대 회사원이나 맞벌이 부부가 훌륭하게, 효율적으로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설거지같은 ‘뒤처리’에 스트레스를 덜 받기 위해 낭비되는 재료도 최소화했다. 커피나 와인은 당사자의 취향대로 곁들이면 된다.

“일종의 ‘비즈니스 푸드’라고나 할까요. 정형화된 샌드위치가 포만감 외에 ‘맛’을 주는 데는 미흡한 것에서 고민은 시작됐습니다.”

소금과 후추 간을 중시하며 야채를 기름에 볶는 프랑스식 조리법이 기본이지만 담백한 맛, 매콤한 맛이 잘 배어나 퓨전 한식이나 일식과도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칼과 스푼을 이용하는 것보다는 김장김치 담그듯 손에서 간을 담아 내 재료에 묻히는 게 자연스럽다.

이제 갓 20대 중반을 넘겼지만 박씨는 자신의 요리 경력을 “20년”이라고 자부한다. 지금도 손수 장을 담글 정도로 요리에 열성을 보이는 어머니를 도와 유치원 때부터 ‘실전’에 투입됐기 때문. 머지 않아 자신의 서울 청담동 작업실에서 ‘요리 콘서트’를 열겠다는 야무진 꿈도 갖고 있다.

◇집에서 손쉽게 만들수 있는 '핑거푸드' 3가지

▽8000원으로 이태리식 양념빵

바게트 3개(2000원), 방울토마토(1500원), 양파 마늘(1000원), 가지(1000원), 시금치(1500원), 호두(1000원), 모차렐라 치즈 소량(500원)을 구입한다. 기름에 다진 마늘 반 큰술을 넣고 볶다가 토핑재료를 넣고 소금 후추를 차례로 뿌리면 된다. 양파와 방울토마토를 재료로 하면 ‘토마토 토핑’, 시금치와 호두를 사용하면 ‘시금치 토핑’, 가늘게 썬 가지에 모차렐라 치즈를 섞은 것은 ‘가지 토핑’이 된다. 함께 볶은 토핑을 도톰하게 썬 바게트 위에 올리면 된다. 마늘향이 진해서 쌀밥에 나물을 얹어먹는 듯한 느낌도 난다.

▽1만원으로 닭가슴살 크루아상

닭가슴살 600g(4000원), 크루아상(2500원), 양상추(1000원), 파인애플 200g(1000원), 칠리소스(1500원) 등이 필요. 닭가슴살에 케첩 칠리소스 소금 후추를 적절히 발라둔 뒤 프라이팬에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볶는다. 크루아상을 반으로 가르고 그 안에 닭 양상추잎 파인애플 한 조각을 넣는다. 반씩 찢어놓은 뒤 케첩이나 머스터드소스에 찍어 먹으면 된다. 닭살 안으로 스며든 칠리소스의 매콤함이 씹을 때마다 은은하게 입안으로 퍼진다. 노란색 빨간색의 강렬한 빛이 입맛을 돋운다.

▽1만2000원으로 콜드 새우전채

냉동 칵테일새우 200g(6000원), 게맛살 200g(1500원), 오이 양파 레몬 각 1개씩(2000원), 머스터드소스(2500원)를 준비한다. 머스터드소스에 마요네즈 설탕 소금 후추를 적당히 넣어 간을 맞춘다. 오이는 어슷하게 썰고 양파는 잘게 다져 놓는다. 바가지에 만들어 놓은 재료와 잔새우 및 잘게 찢은 맛살을 넣고 버무리면 된다. 상큼한 맛이 입안에 맴도는 것이 봄의 신선함과 잘 어울린다. 맛살이나 새우의 칼로리가 만만치 않아 몇 개 만들어 먹으면 생각보다 배가 빨리 불러온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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