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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14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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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에게 한없는 충성을 바치는 견공(犬公)들에게도 ‘유행’이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거나 유명 스타가 키우는 애견을 구하려는 요청이 쇄도하고 치료견, 안내견, 구조견, 쇼견 등 ‘특수 임무’를 띤 명견들이 인기를 끌 때도 있다.
예전엔 품종 좋은 애견을 해외에서 직수입했지만 요즘 애견경매장을 찾으면 마음에 드는 강아지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
14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5가 다인빌딩 3층의 ‘서울애견경매장’. 애견 번식장에서 길러진 생후 50일 안팎의 강아지 400여마리가 ‘캥캥’대며 애타게 주인을 찾고 있었다.
“약간 비듬이 있지만 아주 건강합니다. 자! 10만원부터 시작. 10만5000원, 11만원, 11만5000원….”
‘헤드 마이크’를 낀 경매사가 강아지의 ‘몸값’을 불리기 시작했고 경매에 참가한 50여명이 ‘경매물건’을 잡기 위해 손에 든 빨간색 ‘버튼’을 연신 눌러대고 있었다.
5000원 단위로 가격이 올라가더라도 최고 가격까지 이 버튼을 누르고 있는 참가자가 최종 낙찰자로 결정된다.
충북 괴산에서 올라와 경매에 참가한 최홍섭씨(65)는 “건강상태 등을 유심히 보고 취향에 맞는 애견을 고를 수 있어 자주 온다”고 말했다.
서울에는 애견경매장 1호점인 이 곳을 포함해 인근 한국애견경매장 등 2곳에서 매주 2, 3차례씩 경매가 진행된다.
5만원을 내고 평생회원으로 등록해야 경매에 참가할 수 있다. 서울애견경매장 대표 이종열씨(62)는 “애견경매장은 강아지를 키우는 번식자들의 활로를 찾기 위한 곳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애견센터 운영자들을 대상으로 운영되지만 일반인도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면서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만을 선별해 거래한다”고 말했다.
㈜전국애완동물경매시장은 서울애견경매장 이외에 부산 광주 대구 등 지방에서도 경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방 경매장은 매주 한차례씩 열린다.
이들 경매장에 공급되는 강아지들은 경기 하남시 미사리를 비롯 양평 구리 양평 동두천 의정부 등 수도권 지역에서 사육되고 있다. 가축업계에서는 이같은 번식장이 전국 300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중 강아지를 낳는 암캐만 100∼200마리 가량 보유한 곳은 1000곳에도 미치지 못하고 대부분 50마리 안팎의 ‘영세급’ 사육장.
동물악취제거 및 멸균 제품을 판매하는 ㈜세레스트코리아 송학민 대표는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비닐하우스 등을 개조해 다양한 품종의 강아지를 키우는 번식장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희제기자>min07@donga.com
◇전국 애견 경매장
애견경매장
위치
연락처
운영일
서울애견경매장
서울 중구 충무로5가
02-2279-3888
수, 금요일
한국애견경매장
서울 중구 묵정동
02-2278-9822
월, 수, 금요일
토도페로
서울 강동구 천호동
02-470-0065
20일 개장 예정
부산애견경매장
부산 중구 남포동
051-257-0071
목요일
광주애견경매장
광주 동구 호남동
062-233-7200
금요일
대구애견경매장
대구 중구 남산동
053-421-8709
화요일
◇애견상식 5가지
¤ 밥을 먹인 뒤 찬 바닥서 잠을 자게 하면 병에 걸리기 쉽다.
¤ 잠을 푹 자고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깨우면 안된다.
¤ 더러운 물건이나 사람 손을 강아지 입에 넣으면 좋지 않다.
¤ 설사기가 있으면 즉시 동물병원으로 향한다.
¤ 전염병 백신을 접종해주고 구충약을 먹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