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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2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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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이 살랑대면서 시중에 향긋한 봄나물이 선보이고 있다. ‘춘곤증’도 사라질 만큼 몸이 가벼워진다고 하는 ‘봄나물 순례’에 나서보자.
서울 도봉구 우이동에 사는 조영자씨(42)는 경동시장(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내 나물코너를 자주 찾는다.

상점과 노점 등 100여곳의 나물상점이 몰려 있는 이곳에서 가격이 저렴한 싱싱한 야채와 채소류를 마음껏 고를 수 있기 때문. 그는 이곳을 가족건강의 ‘버팀목’으로 생각할 정도다.
조씨는 “새벽에는 상인들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주로 낮 시간을 이용해 장보기를 한다”며 “요즘 봄동 이외에 노지에서 재배한 것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지만 비닐하우스용 나물이라도 향이 제법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요즘 시장에서 볼 수 있는 나물은 대개 비닐하우스용이지만 쌈 무침 국거리 등의 재료로 애용되는 ‘봄동’이나 ‘왜갓(하루나)’, 냉이, 원추리, 애쑥 등은 간혹 ‘자연산’인 것들이 있다.
꽃샘추위가 완전히 사라지면 냉이 쑥 곰취 달래 미역취 참나물 돌나물 취나물 씀바귀 등 봄나물이 쏟아져 나오게 된다. 그렇지만 산과 들에서 자란 나물은 4, 5월이 ‘제철’이다.
▽봄나물 요리법
본격적인 ‘나물철’에 앞서 한국전통사찰음식문화연구소(서울 은평구 갈현2동 역촌시장 2층·02―355―5961)가 봄나물 요리법 강좌를 연다.

사찰에서 전래되는 천연 양념을 활용해 산머위나물 애쑥튀김 왜갓무침 고소겉절이 곤달비무침 등을 배울 수 있다. 13일부터 3개월간 매주 화요일 강좌(수강료 20만원)가 진행되며 선착순 30명을 모집하고 있다.
이 연구소 소장인 적문 스님은 “양념을 넣을 때도 단맛의 설탕, 짠맛의 소금, 신맛의 식초, 기름류 등의 순서를 지켜야 미각을 조화롭게 만들 수 있다”며 “봄나물의 발육상태에 따라 요리법도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가볼 만한 봄나물 음식점
‘옛골 시골밥상’(031―977―4799·경기 고양시 일산구 성석동)은 나물전문점. 원추리 봄동 돌나물 참나물 쑥 냉이 유채나물 등 15가지 나물이 푸짐하게 나오는 시골밥상(6000원)이 먹음직스럽다.
인근 ‘칠갑산 두부마을’(031―919―8520·일산구 탄현동)은 우리 콩으로 빚은 두부를 기본으로 봄동 왜갓 등 나물반찬이 딸린 두부정식(5000원) 이외에 두부보쌈(1만5000원), 두부전골(2만∼2만5000원) 등을 팔고 있다.
속리산에 있는 가야식당(043―543―4419·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사내리)은 부각 나물 밑반찬이 유명한 곳으로 산채정식(1만원) 버섯전골(1만5000원) 등의 메뉴를 갖추고 있다.
<박희제기자>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