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전용미용실 '토내 앤 가이'-'센세이션스' 인기

  • 입력 2000년 11월 13일 18시 59분


“Do you want just root or whole?”(뿌리만 염색할까요, 아니면 전부다?)

“I want root but not any red.”(뿌리만 해주시는데 빨강은 조금도 넣으시면 안돼요.)

11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토니 앤 가이’(02―540―0061) 미용실을 찾은 알렉산드로 말필리씨(31·영어강사). “대부분 미용실에선 trim(가장자리커트), coloring(색넣기) 정도밖에 영어가 통하지 않는데 비해 이곳은 전부 영어로 할 수 있어 외국인들이 좋아한다”고 말한다. 용산구 이태원동 ‘센세이션스(02―798―3923)’ 미용실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샴푸과정에 한국인 특유의 ‘맵자한 손맛’을 살려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두 곳에는 각각 일주일 평균 50∼70여명의 외국인들이 몰려 ‘외국인 전용미용실’이란 별칭이 붙었다. 손님 중 30∼40%는 외국인들. 헤어드레서들이 해외유학파라 영어가 통하는데다 서양식 헤어스타일로 해주는 곳으로 주한 외국여성들에게는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서양여성들은 모발이 무척 가늘고 가벼워 조금만 드라이를 해도 볼륨감이 생긴다는 것이 이곳 헤어드레서들의 얘기. 이 때문에 외국인들은 스트레이트 커트나 단발머리를 싫어하고 퍼머넌트를 거의 하지 않는 대신 잘게 레이어드(층)를 넣은 머리를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또 한국남성들은 머릿살이 하얗게 드러나는, 바싹 올려붙인 옆뒷머리 커트를 즐겨하지만 서양남성들은 ‘바보같아 보인다’며 손사래를 젓는 경우가 많아 길쭉길쭉 다듬는 스타일을 해준다.

“한국인들은 외국분들의 금발이 전부 제 머리인줄 아는데 사실 90%가 염색한 결과랍니다.”

토니 앤 가이의 송주원장은 ‘선샤인 블리치’라 불리는 골드컬러 염색은 우리나라 멋쟁이들도 즐겨 따라하는 스타일이라며 첨단 유행을 ‘벤치 마킹’하려는 한국인들도 이 미용실을 종종 찾는다고 말했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