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채림, 겹치기 출연과 소속사 부도로 심란한 가을

  • 입력 2000년 10월 30일 18시 22분


"좋아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해야 할까. 탤런트 채림이 드라마 캐스팅과 소속사 문제로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선 그녀가 난처해 하는 것은 내년 2월 방송될 드라마까지 모두 3편의 드라마에 잇달아 출연하면서 강행군을 해야 하는 일이다.

다음달 1일부터 방송하는 SBS 수목 드라마 <여자만세>에서 벤처기업의 엘리트 여성 서영 역을 맡아 소지섭과 황현준 사이에서 사랑싸움을 하게 됐고, 같은 달 15일과 16일에는 MBC 특집극 <에어포스>에 공군사관학교 출신의 여자 전투기조정사 진경 역으로 출연한다. 이어 내년 2월에는 이장수 PD의 미니 시리즈(제목 미정)에 출연할 예정. 현재 이 드라마에는 류시원, 최지우, 권해효, 박광정 등 쟁쟁한 연기자들이 포진해 벌써부터 눈길을 모으고 있다.

드라마 출연이 이처럼 몰리게 되면 연기자의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는 손해. 더구나 휴식없이 계속 촬영에 시달려 체력관리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그나마 현재는 <여자만세> 촬영에 주력할 수 있지만, 빡빡한 일정과 오래 찍기로 '악명높은' 이장수 PD의 작품이 촬영에 들어가면 그녀로서는 거의 매일 촬영장을 오가는 강행군을 해야 한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그래도 인기 스타로서 겪는 '행복한 고민'이라고 할 수 있으나 소속사인 스타돔 엔터테인먼트의 부도위기는 정말 심각한 고민이다. 그녀 외에 김남주, 박진희, 우희진를 거느린 스타돔 엔터테인먼트는 스타급 연기자의 과감한 스카우트로 연예계에서 주목받던 기획사. 하지만 회사의 실질적인 오너라 할 수 있는 정현준 한국디지털라인 사장이 최근 '금감위 10억 로비설'이라는 큰 파문을 일으키며 불법대출 혐의로 구속돼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했다.

이미 모회사인 한국디지털라인은 부도처리된 상태. 연예가에는 스타돔이 소속 연예인들의 계약권을 통째로 매각하려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고, 몇몇 대형 기획사들이 물밑 접촉을 한 상태. 모처럼 큰 마음 먹고 올 봄 소속사를 옮긴 그녀로서는 졸지에 혼자 남게 될 처지에 놓여 있다.

이래저래 채림에게 올 가을은 유래없이 심란하고 괴로운 날들이 될 전망이다.

김재범 <동아닷컴 기자>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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