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사동 '역사문화 탐방로' 내달 14일 완공

  • 입력 2000년 9월 19일 22시 06분


‘새로 단장한 인사동길을 걸으며 초가을을 만끽하세요.’

역사와 문화의 거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이 11개월간에 걸친 ‘대변신’을 마치고 시민들과의 ‘재회’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말 6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착공한 안국동로터리∼종로2가에 걸친 690m 구간의 ‘역사문화탐방로’ 조성사업이 마무리돼 내달 14일 완공식을 갖게 된 것. 지하매설물 교체작업과 보도블록 설치 등으로 곳곳이 파헤쳐진 거리를 걱정스럽게 지켜보던 시민들은 이제 변모한 인사동 거리에서 예전의 운치와 멋을 다시 즐길 수 있게 됐다.

◇인도 늘리고 야외공연장 신설◇

▽인사동 변신의 포인트〓보행자 위주의 거리로 다시 태어났다. 차도의 폭이 줄고 1∼2m에 불과하던 기존의 인도가 전 구간에 걸쳐 4∼10m로 대폭 확장돼 누구나 편히 걸을 수 있다. 대부분의 인도와 차도에 칙칙한 콘크리트 대신 재질과 문양이 동일한 검정색 점토 벽돌과 기와를 깔아 거리 전체에서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또 인도 곳곳에 지친 보행자들이 편히 쉬어갈 수 있는 돌벤치 80여개가 설치됐다.

한편 좁은 길목을 가로막아 통행에 불편을 초래했던 노점상들은 인근 이면도로로 옮겨지고, 상가 앞 보도에 어지럽게 널려 있던 상품진열대도 사라졌다. 거리를 어수선하게 뒤덮던 각종 불법광고물도 퇴출됐다.

전용 야외공연장도 들어섰다. 안국동로터리와 종로2가 입구에 각각 조성된 ‘남인사마당’과 ‘북인사마당’ 등은 각종 문화행사 공간으로 활용된다.

특히 시민들의 편의를 고려해 남인사마당에는 공연관람이 가능한 경사식 계단과 분수대가 설치되는 한편 화장실 3개동이 마련됐다. 이 밖에 연말까지 전 구간에 4∼6m 높이의 소나무 40그루를 비롯, 단풍나무 느티나무 등 총 3000주의 나무를 심는 조경사업이 마무리되면 인사동은 문화와 자연이 함께 숨쉬는 도심 속 ‘청량제’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무분별한 개발 최대한 억제"◇

▽인사동의 미래와 남은 과제〓탐방로 조성을 계기로 서울시와 종로구는 인사동을 뉴욕의 소호거리나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과 견줄만한 세계적인 문화예술 명소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내년 중 인사동 일대를 문화지구로 지정하는 한편 도시계획지구로 묶어 무분별한 개발을 최대한 억제할 계획.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나친 인구 유입을 불러 인사동길이 아수라장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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