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교통大戰, 뛰어가나 車타나 강남선 별차없네

  • 입력 2000년 9월 18일 18시 34분


경기 남양주시 덕소에서 서울 서초구 양재동 사무실로 출퇴근하는 김점식(金点植·35)씨는 “강남지역 도로가 주차장으로 바뀐 지 오래”라고 말한다. 특히 업무를 마친 저녁 퇴근길에는 ‘강남의 밤’을 찾는 차량들과 뒤엉켜 오후 9시 무렵까지 곳곳에서 ‘교통 대전(大戰)’을 치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실제 강남지역의 승용차 운행속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교통혼잡의 ‘체감지수’가 지표상에 반영된 것이다.

서울시가 6월 강남구 삼성동 경기고 입구에서 신반포로와 봉은사로를 거쳐 되돌아오는 14㎞ 구간의 승용차 운행속도를 조사한 결과 평균 시속은 11.3㎞였다.

지난해 이 구간 평균속도(시속 16.9㎞)에 비하면 33%나 떨어진 셈이다. 서울 전역의 평균 차량통행속도(시속 22.9㎞)에도 훨씬 못미치는 수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같은 교통체증은 강남 전역으로 퍼져 있다.

▽통행속도는 어느 정도?〓서울시의 조사결과 강남지역에서 차량 평균속도가 서울 전체의 절반 수준인 시속 10㎞에도 못미치는 곳이 12곳이나 됐다.

이 가운데 7곳은 강남구 학동공원 일대와 반포 고속터미널 부근 등에 집중된 것이 눈에 띄는 현상이다. 한남대교를 건너온 차량들이 뒤엉키는 데다 경부 호남 영동선 고속버스들이 수시로 출입하는 반포 고속버스터미널 부근의 교통체증까지 겹쳐 이 일대 도로는 낮밤 가릴 것 없이 많은 차량들로 붐비고 있다.

벤처기업의 ‘메카’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삼성역간 ‘서울벤처밸리(테헤란 밸리)’의 차량 평균속도도 시속 14㎞로 나타나 상습 체증지역이긴 마찬가지. 도로변에 밀집한 대형 업무시설과 호텔 등을 찾는 유동인구가 몰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통행속도의 특징〓강남 지역 도로의 통행속도를 분석해보면 대체적으로 출근시간대보다 퇴근시간대에 차량들이 더 몰리는 게 특징이다.

반면 강북지역 도로는 출근시간인 오전에 교통혼잡이 더 심한 편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저녁 무렵 강남을 찾는 차량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게 교통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저녁시간대에 강남으로 갈 경우 가급적 승용차를 피하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서울시 조사결과 반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강남구 청담동으로 이동하는 데 지하철로는 10분이면 가능하지만 승용차로는 5배 이상이나 걸렸다. 이외에 지하철 2호선 서초∼잠실역 구간도 승용차로는 45분 가량 걸렸지만 지하철은 16분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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