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문과 방송에서 ‘키’에 대해 자극하는 프로그램과 광고가 자주 눈에 띈다. 어떤 사람은 음식인지 약인지 경계가 모호한 것을 먹으면 키가 쑥쑥 커진다고 하고 어떤 이는 특별한 운동을 하면 키가 커진다고 한다. 한 방송 프로그램에선 성년의 연예인을 앞세워 뒤늦게 키를 키울 수 있다고 소란을 피우고 있다.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더욱 혼란스럽다. 청소년들의 마음을 마구 흔들고 있다.
그러나 사람의 키는 유전에 의해 결정되고 성장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어릴적에 건강하다면 예정대로 다 자라고 그렇지 못하다면 덜 자랄 따름이다. 특정 약이나 운동이 건강한 아동의 키를 더 크게 한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성장호르몬 결핍과 구루병이 왜소증을 일으키는 질환인데 이는 병원에 가면 금방 알 수 있다. 뼈를 연장하는 수술로 키를 키울 수는 있지만 이 수술도 다 자란 남성이 155㎝, 여성이 150㎝ 이하일 경우 선별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여자 16세, 남자 17세면 키는 다 자란다. 그 뒤로는 결코 더 자랄 수 없다. 그때의 키는 누구나 받아들여야 할 삶의 조건이다. 이때부터는 키보다 인격의 성장에 더 신경써야 하는 것이다.
이석현(고려대 구로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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