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 찾아 강남역 사거리로"…성형수술서 미용까지 '원스톱'

  • 입력 2000년 7월 17일 19시 24분


주부 김미리씨(42·서울 강남구 삼성동)는 요즘도 1주일에 두 번씩 강남역 사거리의 한 성형외과를 찾는다. 지방제거 수술을 받은 뒤 ‘사후관리’를 하기 위해서다.

처녀 시절 잘록한 허리에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던 그였지만 어느덧 중년에 접어들면서 아랫배의 뱃살이 나오기 시작하자 자신의 몸매에 불만이 많아졌다. 그는 결국 남편과 상의한 후 5월 지방제거수술을 받았다. 친구가 소개해준 곳은 강남역 사거리에 있는 한 성형외과였다. 다른 일로 지나칠 때는 몰랐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강남역 사거리 일대에는 건물마다 한 개꼴로 성형외과가 즐비했다. 그는 “고급화된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고 서비스 수준도 괜찮았다. 여드름으로 고생하는 딸까지 이 곳에서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10년 전만 해도 성형외과라곤 2, 3개에 불과하던 서울 강남역 사거리 일대가 성형외과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강남역 사거리 부근의 강남대로변에 자리잡은 성형외과는 모두 16개. 강남역 부근 거의 모든 건물마다 한 개씩의 성형외과가 자리잡고 있을 정도다. 강남구 전체로도 성형외과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1, 2년 전부터 특히 강남역 사거리 부근 성형외과의 증가는 두드러진다.

로 개업하려는 성형외과 전문의들이 명동이나 압구정동 등 기존의 성형외과 밀집지는 수준이 고급화되며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자 입주할 건물이 많고 고객층이 두꺼운 데다 교통도 편리한 이 지역의 발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몰리기 시작한 것. 특히 외환위기 이후 비어있는 대형건물이 많은 것이 의사들이 함께 모여 개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줬다. 이에 따라

이 곳의 성형외과들은 대부분 얼굴성형, 피부성형, 비만관리 등 전문 분야별로 관련 전문의들과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집중화’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올 4월 문을 연 ‘고운세상 클리닉’은 의사만 12명(성형외과 4명, 피부과 8명). 피부관리실, 모발의학연구센터, 비만관리센터를 갖춰 피부 성형에서 미용까지 한 곳에서 관련 서비스를 모두 받을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처럼 의사들이 한데 모여 문을 연 성형외과가 모두 5곳이나 된다.

강남역 사거리에 새로 들어서는 성형외과들이 ‘집중화’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면 기존의 이 곳 성형외과들은 독특한 분야의 전문화를 표방하고 있다. 진세훈성형외과는 남성 귀두성형술에서, 프리마성형외과는 성전환성형술에서 각각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 곳의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명동이 ‘전통’, 압구정동이 ‘고급화’가 특징이라면 강남역 사거리는 ‘대형화’와 ‘전문화’를 내세운다”고 스스로 평가한다.

▼'고운세상 클리닉' 도우미 유유신씨▼

병원에도 도우미?

서울 강남역 사거리의 성형외과 ‘고운세상 클리닉’에서 도우미로 근무하고 있는 유유신씨(24·사진)는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성형 수술을 잘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조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도우미 경력 2년차인 그는 “요즘 성형외과에는 20대 여대생과 직장여성이 가장 많이 찾아 오지만 30, 40대 주부들의 발길도 만만찮다”고 말했다. 그는 30, 40대 주부들도 출산과 노화로 처진 몸매를 교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최근에는 남성들이 성형외과를 많이 찾는 것도 색다른 점이에요. 대머리 남성들이 모발 이식수술을 받는 것은 보통이고, 수염이나 구레나룻을 없애기 위해 영구 제모수술을 하는 남성도 많아요.”

그는 “아직 성형수술을 해보지 않았지만 쌍꺼풀 수술을 하면 더 예뻐 보일 것이란 원장님 말씀에 휴가기간을 이용해 한번 받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