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위원장 스타일]황색잠바 색안경 낀 ‘지도자 동지’

  • 입력 2000년 6월 13일 19시 27분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영접한 북측 인사들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측근 실세 그룹이다. 이처럼 북측의 고위급 인사들이 외빈 영접을 위해 공항으로 총출동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영접 인사 진용은 우리로 치면 국가 안보와 정책을 결정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멤버들이 모두 동원된 셈. 따라서 김대통령의 수행원에 우리측 NSC 구성원들이 거의 포함됐다는 점에서 남북의 최고 안보 정책을 결정하는 핵심 인물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상면식을 한 셈이기도 하다.

북측 영접 인사는 최고인민회의 김영남(金永南)상임위원장과 최태복(崔泰福)의장 등을 비롯해 조명록(趙明祿)인민군총정치국장 노동당 김국태(金國泰)간부담당비서 김용순(金容淳)대남담당비서 강석주(姜錫柱)외무성제1부상 등으로 당 정 군의 핵심 실세들.

특히 조명록총정치국장과 최태복의장, 김국태 김용순당비서 등은 김국방위원장과 함께 비행기 트랩 앞까지 걸어가 김대통령을 영접했다.

이와 함께 김영대(金永大)민족화해협의회의장 김윤혁(金潤赫)최고인민회의상임위서기장 양만길평양시인민위원장(시장) 안경호조평통서기국장 등이 모습을 나타냈다. 변영립(邊榮立)교육상과 여원구(呂鴛九)최고인민회의부의장 등의 얼굴도 위성 생중계된 TV화면에 비쳤고 ‘베이징 밀사’였던 송호경(宋浩景)아태평화위원회부위원장도 김국방위원장을 수행했다.

이날 공군1호기 기내까지 들어가 영접을 담당한 전희정당중앙위원은 김국방위원장의 의전담당비서. 그는 김일성(金日成)전주석 생존시 금수산의사당(현 금수산기념궁전) 외사국장을 맡았던 의전통이다.

반면 당중앙위 비서 중 한성룡(韓成龍·경제담당) 김기남(金基南·선전) 김중린(金仲麟·근로단체) 전병호(全炳浩·군수) 계응태(桂應泰·공안)비서 등은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또 남북 관계 행사라는 점에서 공항에 출영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백남순(白南淳)외무상도 결국 나타나지 않았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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