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베이비]"아이와 떨어져 1주일 휴가…엄마 몰라봐요"

  • 입력 2000년 5월 14일 19시 29분


남편과 동생내외가 마련해 준 ‘육아휴가’. 박소라씨(30·서울 강서구 방화동)는 4월 딸 이지유(17개월)를 동생내외에게 맡기고 그야말로 ‘훌쩍’ 떠났다. 휴양지에서 1주일. ‘해방이다’ 싶었는데, 그는 지유가 보고싶어 매일 밤 잠을 설치고 말았다.

“지유야, 엄마 왔어. 보고 싶었지?”

다시 만난 지유는 많이 변해 있었다. ‘물고기’는 ‘물’ ‘자동차’는 ‘자’, 뭐든 첫 한음절만 할 줄 알았던 지유는 일주일만에 ‘물고기’ ‘자동차’를 할 줄 아는 아이가 돼 있었다. 단추도 잘 끼웠고 아는지 모르는지, 손가락으로 열까지 세었다. 그런데….

엄마가 안아주려고 했더니 엄마를 막 떠밀면서 울음을 터뜨리는 것이 아닌가. 태어나서 한 번도 떨어져 본 적이 없는 엄마를 일주일 만에 잊은걸까.

“그 후 일주일동안 다시 지유와 친해지기 위해 무척 고생했어요.”

딸이 자신을 피하자 박씨는 “처음에는 너무너무 서운했다”고 한다. ‘나중에 시집 보내면 이런 심정이겠구나’ 했단다.

▽‘언제나 함께!’ △지유(智庾)〓‘곡식이 쌓이듯, 지혜가 쌓이는 사람이 돼라’ △첫마디〓6개월 때 한 “빠빠” △좋아하는 음식〓감자수프 생선비빔밥 사과 △특기〓실에 구슬 꿰기, 단추 채웠다 풀기.

<나성엽기자> interne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