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넷북]김상현 지음 '인터넷 거품…'

  • 입력 2000년 5월 12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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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거품을 걷어라' 김상현지음/미래M&B 펴냄/334쪽 9000원 ▼

"집에서 인터넷에 접속해 바둑을 둔다. 그 순간만큼은 바둑의 세계에 빠져든다. 한 40~50분 걸릴까? 한판의 바둑의 끝나고 거실로 나오면, 아이 혼자 소파에 앉아 과자를 집어 먹으며 유아용 비디오를 보고 있다.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물론 이런 순간만 있는 건 아니다. 밤12시, 피곤함을 느끼며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켜놓은 컴퓨터에서 메일이 왔음을 알린다. 메일박스를 열어보니, 아내로부터 따뜻한 말이 가득 담긴 메일이 한통 도착해 있다. 가슴 한켠이 훈훈해져 오는 것을 느낀다."

과연 인터넷은 우리에게 무엇일까?

'인터넷은 만병통치약'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반대로 '인터넷은 우리 삶의 한 도구일뿐'이라고 과감하게 축소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인터넷을 쭉 써오던 사람이라면 이런 일말의 회의, "내가 인터넷에 쏟아붓는 그 시간만큼, 뭔가를 희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인터넷 세계를 바라보는 '균형잡힌 시각'이 돋보인다. 저자는 어려운 이론을 끌어들여 인터넷의 영향력을 설명하기 보다는 우리 모두가 공감할만한 일상생활을 소재삼아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만약 당신이 하루 1백여통씩 e메일을 받는다면? 인터넷때문에 당신의 '아날로그적인 접촉'이 줄어들지는 않았는지? 인터넷때문에 회사업무가 집으로 연장되지는 않았는지?

저자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만한 이런 고민들에 대한 나름의 해답과 외국의 연구사례들을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다. 또 이 책에는 스팸메일 퇴치법, 검색엔진 사용법 등 당장 써먹을만한 쏠쏠한 정보도 제법 담겨져 있다.

저자는 1966년생. 서울대 임학과를 졸업한후 시사저널, 주간동아등에서 정보통신기자로 일해왔다. 현재 한경닷컴 전략기획팀에 재직중이다. 'PC사랑' '아하PC' '주간동아' '신동아' '한경비즈니스'등에 기고하고 있다. 이 책 역시 그간 저자가 여러잡지에 기고해 온 글들을 모은 것. 급변하는 인터넷 기술탓에, 시의성이 떨어진 글들이 몇편 보이는 것이 '옥의 티'.

최용석<동아닷컴 기자>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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