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 몰두하면 우뇌발달 더디다…어린이 지능연구 결과

  • 입력 2000년 3월 13일 19시 25분


‘좌뇌IQ와 우뇌IQ가 따로 있다?’

최근 지능 및 심리연구기관인 마인드플라자(02-3445-2489)를 찾은 다섯 살짜리 박모양. 이 곳에서 언어 수리 논리 상식 사고력 우측신체발달 등을 검사해 종합하는 좌뇌지수와 도형인식력 공간지각력 창의성 예능 직관적사고력 좌측신체발달 등을 검사하는 우뇌지수를 알아봤다.

그 결과 전체 지능지수는 119로 나왔으나 좌뇌지수는 127, 우뇌지수는 112로 양 뇌 사이의 편차가 15로 나타났다.

박양은 영어 산수 등 학습지를 열심히하는 ‘착한 어린이’. 부모의 의도대로 수리력 논리력 사고능력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였으나 직관적 사고력, 개념중심적 사고력, 시각적 조직화 등은 다소 떨어졌다.

창의력과 직관적 사고력이 특히 중요시되는 21세기 디지털 사회의 환경을 감안할 때 ‘좌뇌형’인 박양은 다소 불리한 입장.

일반적으로 좌뇌에는 언어중추가 있어 언어능력과 논리력 분석력 수리력 이론적사고와 신체 오른쪽을 담당하고, 감각적인 능력을 담당하는 우뇌의 발달은 예술감각 공간지각능력 직관능력 창의성의 기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의학자들은 사람이 성장하면서 만 7세까지는 우뇌의 발달이 주로 이뤄지고 그 다음부터는 좌뇌가 발달하기 시작한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 자녀들은 우뇌를 발달시켜야할 시기에 학습지에 파묻혀 좌뇌만 혹사하고 있다”는 게 마인드플라자를 운영하는 최창호박사(심리학)의 지적.

최박사는 “박양을 비롯한 우리나라 어린이의 70%가량이 좌뇌형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 이유를 어린이들이 놀이 대신 학습지에 묶어있는 현실에서 찾았다. 비석치기 공기놀이 등 손동작과 시각이 조화를 이루면서 근육과 우뇌를 발달시킬 수 있는 활동을 요즘 어린이들은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어려서부터 학습지에 매달리게 되면 창의성이 개발이 되지 않을뿐더러 학교에 입학한 뒤 본격적으로 좌뇌를 개발해야 할 시기에는 학습에 흥미를 잃어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는 결과가 생기기 쉽습니다.”

7세 이후에는 학교에서 좌뇌발달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기 때문에 그 전에는 마음껏 놀이를 하도록 아이를 풀어주어야 한다는게 최박사의 주장. △블럭이나 도형 갖고 놀기 △숨은 그림 찾기 △소꿉장난 등 역할 놀이 △클래식음악 듣기 △왼손과 왼발을 많이 움직이는 놀이 △왼쪽 귀에 대고 속삭이기 △그림이나 도형을 보고 따라 그리기 △상상력을 이용한 그림 그리기 △오른쪽 후각 자극하기 등이 우뇌개발에 좋은 놀이로 알려져 있다.

<나성엽기자> news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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