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돌아와'의 그가수, 김태영 "무명 끝"

  • 입력 2000년 2월 22일 19시 03분


여가수 김태영(32)는 가창력에 자신이 넘친다. 10년만에 내놓은 첫 음반을 들어보면 그가 탄탄한 가창력을 바탕으로 음반 전체를 이끌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많은 신인 가수들이 노래에 주눅이 들어 자기 가창력을 100% 발휘하지 못하는데 비해 김태영은 전혀 딴판인 셈.

최근 내놓은 첫 음반의 머릿곡은 발라드 ‘오랜 방황의 끝’. 이 노래는 기승전결로 이어지는 ‘발라드 공식’을 무시하고 있다. 전주에 이어 중간 과정없이 곧장 클라이맥스로 들어가 끝까지 이어진다. 가수가 그만큼 자신 있다는 뜻이다.

김태영은 10년간 이름없는 가수로 가창력을 다져온 가수다. 그러나 그룹 ‘클론’의 히트곡 ‘돌아와’를 부른 가수라면 금새 떠오른다. ‘돌아와’에서 그가 보여준 카리스마는 곧장 “김태영이 누구냐”는 입소문을 불러 일으켰다. 가창력은 무명시절 동안 갈고 닦은 ‘카드’. 그는 목근육이 단련돼 있어 목을 하나의 악기나 소리통처럼 다룬다.

김태영은 90년대 초반 CM송으로 대중음악계에 입문했다. 그는 “수 백 곡을 취입하면서 돈벌이가 크게 됐다”며 “가수를 꿈꾸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가수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CM송을 부를수록 “일회성 음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그는 90년대 중반 MBC 드라마 ‘종합병원’의 주제가를 부르고 음반을 취입했으나 빛을 보지 못했다. 머릿곡 ‘오랜 방황의 끝’은 사랑 노래이지만 사실은 자전적인 의미를 지닌 노래. 김태영은 “마음고생 심했던 10여년간 위로받을 수 있었던 공간은 내 음반에 대한 꿈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음반에 수록된 13곡에서 폭넓은 음악적 소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발라드와 댄스의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김태영은 “어차피 10년만에 낸 음반인데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맘껏 노래했다”고 말한다.

‘거울 앞에서’는 라틴 풍의 댄스곡으로 그의 섬세하고 신나는 보컬이 매력적이다. 이밖에 ‘이미 정한 이별’ ‘기다릴게’ 등 발라드 영역을 구축하고 있으며, 발라드 ‘마지막 소원’에서는 랩도 구사하고 있다.

<허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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