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중복합격 대규모 연쇄이동 파장

  • 입력 2000년 1월 26일 19시 17분


2000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서울대 합격자의 절반 이상이 고려대 연세대 등 상위권대학에 중복합격한 것으로 나타나 이들 대학간 합격자의 대규모 연쇄이동이 예상된다.

입시전문기관인 정일학원과 종로학원, 고려학력평가연구소가 26일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의 정시모집 합격자 명단(예체능계 제외)을 비교한 결과 연세대는 정원 1331명중 47%인 621명이, 고려대는 1601명중 21%인 344명이 서울대에도 합격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인기학과인 연세대 의예과의 경우 정원 41명중 36명이, 고려대 법대는 84명 가운데 64명이 서울대에 중복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집단위별로 보면 연세대는 △사회계열 56%(206명) △인문계열 37%(62명) △공학계열 53%(213명) △이학계열 26%(85명) △치의예 80%(16명) 등이 서울대에 중복합격했다.

고려대도 △수학교육과 82%(9명) △정경학부 40%(44명) △경영대학 26%(35명) △컴퓨터교육 25%(2명) 등이 중복합격했다.

이밖에 포항공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한양대 경희대 포천중문의대 가천의대 등의 합격자 중에도 상당수가 서울대에 중복합격한 것으로 나타나 이들의 숫자를 모두 합칠 경우 서울대 정원인 3426명의 절반을 넘을 것으로 이들 기관은 분석했다.

이들 중복합격자는 대부분 서울대에 등록할 것으로 보여 고려대 연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에 미등록 사태가 벌어지면서 중상위권부터 하위권까지의 대학에 합격한 수험생들도 연쇄 이동하는 ‘도미노 현상’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올해 정시모집에서는 주요 대학이 가군과 나군으로 분산되면서 수험생 1인당 평균 지원대학수가 지난해 3.1개에서 올해 3.3개로 늘어나 대학간 합격자 이동이 더욱 극심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각 대학은 총장 명의로 합격자에게 등록을 권유하는 편지를 발송하는가 하면 합격생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학교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고득점 합격자의 이탈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종로학원 김용근(金湧根) 평가실장은 “1999학년도 정시모집의 경우 연세대 합격자 가운데 의예과 90%, 기계전자공학부 80%, 상경 및 사회과학계열은 70% 가량이 다른 대학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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