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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월 12일 2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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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매주 수요일 오후 3시 공연 직후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열려 주부관객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23일까지 손숙의 모노드라마 ‘그 여자’가 공연되는 요즘엔 ‘중년 여성의 자아찾기’란 주제를 놓고 사회자의 진행 아래 열띤 토론이 벌어진다. 지금까지 김승현 손석희 정미홍 정은아 오숙희 배금자 구성애 박영선 김자영씨가 사회자로 출연했고, 19일엔 방송MC 김종찬씨가 진행한다.
시몬느 드 보봐르의 소설 ‘위기의 여자’를 원작으로 한 이 연극은 어느 날 남편에게 애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40대 후반의 중년여성이 겪게 되는 갈등과 홀로서기를 그린 작품. 소극장에서 벌어지는 토크쇼의 아늑한 분위기 때문인지 관객들은 의외로 솔직하게 경험담을 털어놓는다.
“20여년 전에 연극과 같은 상황을 겪었어요. 그 때는 겁도 나고, 자식 걱정도 되고 해서 참고 살았지요. 그러나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까 ‘다른 인생을 살 수도 있었는데’ 하는 후회도 듭니다.” (60대 명예퇴직 여교사)
부부끼리 온 남자관객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남편의 입장도 이해해줘야 해요. 사회생활로 스트레스를 받는데 집에 가서도 매일 똑같은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지겨운 일입니다. 남편의 외도를 막으려면 부인들도 항상 새로움을 간직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40대 남성)
71년 ‘위기의 여자’를 처음 번역, 국내에 소개했던 오증자교수(서울여대 불문학)는 “86년 초연당시 여성 관객들 중에는 ‘그래도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15년이 지난 지금은 ‘뭣하러 매달리느냐, 각자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는 반응이 많아 달라진 세태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화목일 3시, 수금토 3시 7시. 02-334-5915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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