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독서]'龍 불멸의 신화'/龍은 과연 우리에게 무엇인가

  • 입력 2000년 1월 7일 19시 53분


▼'龍 불멸의 신화' 윤열수 지음/대원사 펴냄▼

풍요, 부귀영화, 제왕 등을 상징하는 동물, 용.

한국인에게 용은 과연 어떤 존재인가.

‘龍, 불멸의 신화’ 는 바로 그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00년 용의 해를 맞아 승천하는 용의 신화를 들여다본 책.

한국사 관련 자료와 문화유산, 민속 등에 나타난 다양한 용의 이미지를 통해 용의 문화적 의미를 살펴보았다.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용의 상반된 이미지.

보통사람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들의 꿈을 실현해주고 애환을 달래주는 상상의 동물인가 하면 이와 반대로 왕과 같은 절대 권력의 상징이기도 했다. 호랑이와 비교해볼 때, 호랑이는 서민적인 기층문화의 상징이었다면 용은 그 반대였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러나 왕권을 상징했던 용의 이미지는 조선 후기로 접어들면서 서민적으로 변해갔다. 보통 사람들이 현실적인 욕망을 실현하고 지친 삶을 보듬어주는 존재로 자리잡았다.

이 책은 용에 관한, 혹은 용을 소재로 한 많은 미술품과 관련 사료를 통해 이러한 변화를 자연스럽게 느끼도록 해준다.

특히 전통 미술작품에 다앙하게 변주되어 나타난 용의 이미지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그림에 나타는 용의 당당함과 신비함, 조각품에 나타난 용의 신성함, 금속 공예품과 목칠 공예품에 나타난 용의 남성적인 매력, 도자기에 나타난 용의 위엄과 해학 등.

이밖에 발로 뛰면서 채록한 전설 설화 속의 용이야기를 통해 그 근저에 숨어있는 한국문화의 원형을 찾아내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또한 용과 관련된 지명과 용자가 들어가는 사찰의 이름을 한데 모아 소개하는 등 용에 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335쪽, 2만2000원.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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