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독서]'아름다운 청년'의 좋은세상 만들기

  • 입력 1999년 12월 3일 19시 15분


▼'작은실천이 세상을 바꾼다' 대니 서 지음/문학사상 펴냄▼

“하루 15분씩만 ‘작은 실천’에 투자하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어요.”

대니 서. 22세의 재미교포 2세 사회운동가. 지난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기네스 팰트로 등과 나란히 ‘피플’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50인’에 선정된 젊은이. ‘피플’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난 내면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고 그를 평했다.

학과성적은 바닥이었지만 활발하고 유별난 아이였던 그의 삶을 결정지은 것은 열두번째 생일. 밤새워 동물학대 프로그램을 시청한 대니는 파티에 찾아온 친구들 앞에서 외쳤다. “지구를 구하기 위해 단체를 만들어야겠어. 이름은 ‘지구 2000년’. 어때?”

▼22세 환경운동가 에세이▼

꼬마들은 가장 먼저 근처 숲에서 벌목하려는 건설업자에 맞서 시위를 하고 관공서도 방문했다. 습지대보호를 위해 싸우고, 고래잡이를 막기 위해 워싱턴 곳곳을 찾아다닌 6년 사이 ‘지구 2000’의 회원은 2만6000명으로 불어났다.

18세에 미련없이 회장직을 사퇴한 대니는 지금 더 자유로운 입장에서 사회봉사활동을 펴나가고 있다. 고교졸업 당시 그의 성적은 170명중 169등이었다. 그를 사회운동의 ‘태풍의 눈’으로 만든 것은 거침없는 아이디어. 책은 대니의 자전적 에세이인 동시에 흘러넘치는 사회봉사 아이디어의 백과사전이기도 하다. ‘버리는 카세트를 노숙자 센터에 기증하자’ ‘비행기 마일리지를 고아원에 기증하면 긴급 수송에 도움이 된다’ 등 평범하면서도 기발한 열가지씩의 사회 환경지키기 방안이 각 장 말미마다 곁들여진다.

그는 “봉사를 위해 부담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이 테레사 수녀처럼 자신을 희생할 필요는 없다는 것. 대신 효율성이 대원칙이 된다. “가능한 한 모든 것을 단순화하되 생각만은 단순화하지 말자”는 것.

▼사회향한 열정 곳곳에▼

토크쇼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한 그의 활약상은 감탄을 자아낸다. 그의 행동가적 ‘명성’을 접한 사회자는 자선센터인 ‘오프라 엔젤 하우스’를 설립하기로 하고 대니에게 모금을 의뢰한다. 한달동안 그는 3만달러(약 3600만원)을 거둬들였다. 백화점 분수대에 손님들이 던지는 동전들을 회수하고, 서적비평가들에게 공짜로 주어지는 책들을 모아 헌 책방에 팔고, 철 지난 명절용 사탕을 가져다 할인해 팔고, 상하원 의원들도 찾아가 10달러씩을 모으고….

우리 현실에 적용하기 힘든 아이디어도 많다.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더 나은 사회와 환경을 위한 ‘실천’을 호소하는 그의 뜨거운 열정이다.

책 말미에 그는 경험을 빌어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가 아니라 현재’라고 외친다. 어린 시절부터 보다 나은 사회 만들기를 행동으로 체험해야 한다는 것. 특히 칭찬을 통한 동기유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임지현 옮김. 250쪽 7500원.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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