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高3파행수업 말썽… 모의고사 응시 집단결석도

  • 입력 1999년 10월 13일 19시 34분


일부 고교가 3학년생이 사설기관이 주관한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고사에 응시할 수 있도록 수업을 빨리 끝내고 귀가시키는 등 변칙적으로 수업을 운영해 물의를 빚고 있다.

12일 한 사설기관이 실시한 수능 모의고사에 재학생 5만여명을 포함해 15만여명이 응시했다.

대부분 고교 3학년 재학생들은 이날 시험을 보기 위해 결석하거나 학교측 배려로 평소보다 일찍 수업을 마치고 보습학원 등에서 시험을 치렀다.

서울 A고교의 경우 1,2학년생은 소풍을 가고 3년생은 출석점검만 하고 하교하도록 했다. 서울 B고교는 1,2학년생은 등반대회를 가고 3학년생은 오전에 간단한 시험을 치른 뒤 하교하도록 했다.

A B고교 3학년생 수백명은 이날 모의고사를 치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C고교 교감은 “3학년생이 무더기로 결석해 정상적으로 수업이 진행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교 3년생들은 교복 차림으로 인근 보습학원으로 몰려가 시험을 치렀으며 일부 보습학원은 입구에 ‘고 모의고사장’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이같은 파행은 교육부가 고교 3학년생은 한해에 2번까지만 모의고사를 치를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으나 11월 17일 수능을 치러야 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력을 점검하고 실전연습을 할 수 있는 모의고사를 원하기 때문에 벌어지고 있다.

고교들은 3학년생이 모의고사를 보는 것을 막거나 엄격하게 출석을 점검하면 모의고사를 치르길 바라는 학생과 학부모가 반발할 것을 우려해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방관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고교 서열화를 막고 사교육비를 줄인다는 차원에서 모의고사 횟수를 제한하고 위반한 교사를 제재하겠다고 밝혀 올해 2회 이상 집단적으로 모의고사를 치른 고교는 3학년생이 원하더라도 학교에서 공개적으로 모의고사를 치르기 힘든 상태다.

21, 22일에도 사설기관의 모의고사가 예정돼 있어 이같은 고교 교육의 파행은 재발될 가능성이 있다.

〈하준우기자〉ha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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