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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7월 13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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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불교의 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 고산 조계종 총무원장)의 재가입을 둘러싸고 원불교의 정체성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고산회장은 지난달 원불교 최고지도자인 이광정종법사를 만난 자리에서 종단협 가입을 제안했고, 원불교측도 16일 이사회를 열어 이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기로 했다.
소태산 박중빈(小太山 朴重彬)대종사가 창시한 원불교는 창교 초기인 1924년부터 광복 때까지 ‘불법연구회(佛法硏究會)’란 이름으로 포교를 해왔다. 67년 대한불교총연합회가 출범할 당시 12개 종단 가운데 하나로 참여했던 원불교는 70년대 불교재산관리법을 둘러싼 이해대립으로 종단협을 탈퇴했다. 그러나 그후로도 세계불교도우의회(WBF) 한국지부 부회장 종단으로 활동하는 등 불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원불교 내부에서는 “법신불(法身佛)이 원불교 교리의 핵심에 위치하고 있는 이상 원불교는 결코 불교 밖으로 벗어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기존 불교의 한 갈래로 인식될 경우 국내 4대 종단의 하나로 자리잡은 원불교의 위상이 급격히 축소될 우려가 있다”는 회의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불교계에서도 “무차화합(無遮和合)의 정신에 따라 원불교를 불교의 한 종단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찬성하지만, 종단협의 일원이 되려면 우선 석가모니를 교조로 모시고 불교의 종지(宗旨)를 봉대한다는 선언을 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81년 사단법인으로 등록했으며 현재 조계종 태고종 천태종 진각종 등 불교 28개 종단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