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AQ 높이려면]놀면서 깨우치는 「유추학습」인기

  • 입력 1999년 6월 28일 18시 58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사는 이승희씨(31)는 아들 한빈(5)과 자주 게임을 즐긴다.

“나는 살아있지 않아요. 나는 천과 철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어요. 내가 접혀 있을 땐 지팡이처럼 보이고 펼쳐 질때는 집처럼 보여요. 내가 없으면 친구들이 물에 젖지요.나는 무엇일까요?”(엄마)

“빙고. 우산이요.”(한빈) “찾아봐야지.”(엄마)

“빙고빙고. 여기있어요.” 곁에 있던 한빈의 친구 혜빈(5)이 수십장의 작은 그림카드 중 우산카드를 뽑으며 외쳤다.

단순한 놀이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이 나이의 아이들이 사물의 속성을 파악하도록 도와주는 ‘깊은 뜻이 담긴’ 게임이다.

최근 IQ(지능지수) EQ(감성지수)에 이어 ‘AQ(유추지수)이론’이 확산되면서 젊은 엄마 사이에 게임형 학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AQ란 직접 관련이 없어 보이는 사실을 연결 조합해 가치있는 정보로 창출해내는 두뇌능력을 수치화한 것. 유추능력은 컴퓨터 덕분에 단순한 지식의 축적이 더 이상 ‘능력’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세상에서 새로이 요구되는 두뇌능력이다. ‘엉뚱한 아이가 성공한다’의 저자 김은혜씨(소아정신과 전문의)는 “AQ야말로 정보 및 지식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 요구되는 ‘자질’”이라고 주장한다.

유아학자들에 따르면 유추능력은 생후 6개월부터 발달, 5∼6세에 어른수준에 도달한다는 것. AQ를 높이기 위해서는 사물의 속성을 파악한 뒤 그 속성들을 연결해 새로운 사실을 찾아내도록 훈련시키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고체계가 머리 속에 확실히 자리잡게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게임과 놀이를 통한 AQ높이기 훈련을 하면서 △감정표현을 마음껏하게 하고 △다양하게 경험하도록 하며 △자주 칭찬하고 △함께 놀아주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AQ높이기 게임

패턴을 알면 추론이 가능해지는 원리를 이용한 게임. “카드 6장이 있는데 첫장은 한빈이 다음장은 혜빈이 뒤집어라. 1,3,5,7,9번이 나왔네. 그러면 마지막 카드 숫자는 얼마가 될까?”(엄마)

“빙고, 10.”(혜빈) “빙고. 11. 둘씩 늘어나니까요.”(한빈)

혜빈의 엄마 강윤실씨(33·서울 송파구 방이동)는 “이런 게임은 놀고 즐기는 동안 추론능력과 유추지수를 높여주는 것 같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진경기자〉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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