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진단]지방 문예회관 대부분 「텅텅」

  • 입력 1999년 5월 10일 19시 39분


「빈익빈 부익부」현상은 공연계의 대관문제에도 적용된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술의 전당 등에는 대관신청자가 줄을 잇는 반면, 서울 20여개 구민회관이나 40여개 지방 문예회관은 대부분 파리만 날리고 있다. 8백여명을 족히 수용하는 중극장 규모의 공간이 ‘유휴시설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공간이 활용되지 않는 이유는 ‘공무원식’ 운영과 거액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음향이나 비규격화된 무대등 시설이 잘못 만들어진 때문이다.

“지방 문예회관 관리실무자의 대부분이 잦은 순환근무와 전보로 인해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탁계석 21세기문화광장대표는 지적했다.

김주호 연암문화재단 부장은 “서울에서 성공한 공연도 지방 무대의 시설이 나빠 지방 순회공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목포문예회관은 오케스트라 피트가 작아 2관편성의 관현악단을 수용할 수 없고 대구 등 일부 문예회관의 경우 연주자들 중 몇명은 무대 밖에서 연주해야 할 정도로 기형적으로 설계돼 있다는 것.

그러나 최근 지방 문예회관도 책임경영기관화나 민간위탁화하는 추세여서 지방자치단체가 과감한 투자 및 운영개선에 나서기를 기대하는 것은 요원한 실정이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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