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선 넘은 주가]「불붙은 증시」계속 달아오를까?

  • 입력 1999년 5월 6일 19시 37분


《주가가 한동안 등락을 거듭하다 6일 장 막판에 가볍게 종합주가지수 800선을 훌쩍 넘어섰다. 직전고점인 지수 800 돌파는 여러가지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실적’과 ‘거품’의 논란 속에 기대와 불안이 교차한 증권시장의 ‘안개’를 일거에 걷어내고 증시가 한단계 높아지는 돌파구가 마련됐다.

애매했던 정부의 태도도 보다 분명해졌다. 현재 증시의 상황은 결코 버블(거품)이 아니라는 정부 고위당국자의 발언과 금리를 현수준에서 유지하겠다는 통화당국의 방침이 시장에 낙관적인 메시지로 해석된 것이다.

단기 급등 이후 최대 악재로 등장한 ‘향후 금리상승 가능성’과 ‘현 증시를 과열로 보는 정부의 부정적 시각’에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6일 증권사 객장마다 아우성을 쳤다. 증권전문가들은 “조정을 끝내고 주가수준이 한단계 높아지는 상승세가 펼쳐질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왜 급등했나〓이날 주가 폭등의 가장 큰 호재는 ‘5월중 콜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겠다’는 한국은행의 발표. 주식투자자들이 주가상승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겼던 ‘금리상승 가능성’이 당장은 가시화할 여지가 별로 없다는 점을 확인시켜준 셈이다.

미국증시에서도 다우존스지수는 작년 11월말 이후 금리인상 우려가 제기되면서 3개월 동안 9,000에서 엎치락뒤치락했다. 그러다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다우존스지수는 결국 10,000, 11,000을 차례로 뛰어넘었었다. 국내 증시도 ‘금리상승’이라는 악재에서 비로소 벗어나면서 800을 훌쩍 뛰어넘었다는 것.

이규성(李揆成)재정경제부장관이 이날 국방대학원 강연에서 “최근의 주가상승은 실물경기 회복을 배경으로 한 것으로 결코 버블이 아니다”고 한 발언도 낙관적 심리를 자극했다.

이외에도 9조원을 웃도는 고객예탁금과 20조원에 이르는 간접투자자금, 국내 증시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미국 증시가 연일 호황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날 호재로 작용했다.

▽조정국면 막내렸나〓증권전문가들은 ‘조정다운 조정을 거치지 않았지만’ 이런 상승추세라면 조정국면을 탈출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진단했다.

대신증권 나민호(羅民昊)투자정보팀장은 “지난주 이후 두차례 장중 800선을 넘어서는 과정에서 주식을 팔 사람은 대부분 주식을 털어낸 것 같다”며 “두꺼운 매물벽으로 여겨진 800선을 돌파하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국투신 장동헌(張東憲)펀드매니저는 “폭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고 신중론을 폈다.

▽전망 및 투자전략〓삼성투신운용 백용즙사장은 “금리상승 등 주가상승의 걸림돌이 제거된 만큼 850선까지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현대증권 박영철팀장도 “조만간 고객예탁금이 10조원을 넘어서고 경기가 빠르게 회복될 경우 금융장세가 실적장세로 이어지면서 ‘큰 장’이 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같은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개인들은 이런 때일수록 조심스러운 매매패턴을 가져가야 할 것이라고 증권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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