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씨름]「골리앗」김영현, 『설대회 어쩌나』

  • 입력 1999년 2월 9일 19시 05분


2m17의 거인도 스트레스는 못이기는가.

‘슈퍼 골리앗’ 김영현(23·LG증권)은 9일 오랜만에 모래밭을 밟았다. 2일 급성편도선염으로 부산 동아대병원에 입원한 뒤 꼭 1주일만. 몸무게도 1백61㎏에서 6㎏이나 빠져 ‘홀쭉’해졌다.

설날장사대회가 1주일밖에 안 남았으니 마음이야 샅바를 잡고 동료들과 뒹굴고 싶지만 이준희감독이 말린다. 그래서 조심조심하며 가벼운 러닝으로 땀을 뺐다.

거인을 쓰러뜨린 것은 스트레스. 지난해에 이어 천하장사 2연패를 이루겠다는 각오가 남달랐기 때문. 지난해 8관왕의 첫 단추도 설날대회에서 끼웠기에 이번 대회의 의미도 새로웠다.

그래서 훈련을 너무 무리하게 했다. 11월말 천하장사 대회에 이어 휴식을 취한 건 2주일 남짓. 가뜩이나 좋지 않은 무릎도 몸무게를 지탱하지 못했다.

이감독은 “지난달 말 지리산 산행때도 쉬엄쉬엄 올라가라고 했지만 영현이가 서두르다 무리를 했다”고 안타까워 했다. 결국 지리산을 떠나 부산에 도착한 날 바로 병원행.

김영현은 “16일까지 남은 기간에 컨디션을 끌어올려 설날대회에 꼭 참가하겠다”면서도 “주특기인 밀어치기 외에 동계훈련에서 들배지기와 다리기술을 많이 갈고 닦았는데…”라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