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성 강화』 MBC 방송개혁 「잰걸음」

  • 입력 1998년 12월 22일 19시 40분


김대중대통령이 최근 방송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하면서 MBC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김대통령은 15일 방송개혁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주는 자리에서 방송의 상업성과 선정성 등 불건전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시사프로 또한 흥미위주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방송을 함으로써 뉴스인지 드라마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가장 신속한 대응책을 내놓은 것이 MBC. 이득렬사장은 1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영성 강화를 선언했다.

MBC는 우선 성탄절과 내년 1월1∼3일 방송시간 76시간 중 66시간을 공영성이 강한 프로로 배정하는 파격적인 편성표를 내놓았다. 예년같으면 시청률에 가장 신경을 썼던 프라임시간대에도 대형 경제관련 교양프로와 다큐멘터리를 배치했다.

해외특파원의 시각에서 바라본 선진국 국민의 검소하고 합리적인 일상을 조명하는 4부작 ‘또 하나의 기적’(1일 밤9·50, 2∼3일 밤9·35)을 비롯해 99년의 수출전략을 점검하는 3부작 ‘세계경제대탐험’(1∼3일 오후7·15) ‘21세기를 내다본다’(1∼3일 오전6시)에서는 세계 석학들을 만나는 자리를 마련한다.

오락프로로도 러시아 내셔널 오케스트라 내한공연(1일)과 소프라노 신영옥 독창회(2일) 등 클래식 음악프로를 내보낼 예정.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방송가에서는 “올 한해 시청률 경쟁을 주도한 이사장이 내년초 임기가 끝나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하는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금년 내내 모방범죄 유혹과 선정성 시비를 일으킨 ‘경찰청 사람들’과 ‘다큐멘터리 이야기속으로’는 회사측의 폐지방침에 제작진이 거세게 반발, 존폐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승헌기자〉yengl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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