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연구원조사]『IMF이후 도시서민 빈민화 급속진행』

  • 입력 1998년 10월 24일 19시 54분


IMF체제에 들어선 후 ‘도시서민’들이 급속하게 ‘도시빈민’으로 전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졸지에 빈민으로 전락한 이들은 만성적 빈곤계층과 달리 새로운 사회불만 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노동연구원 이장원박사(36)팀이 IMF사태 이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3동에 사는 11가구의 소득 및 생활 변화를 2개월간 심층적으로 조사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조사대상은 건설 및 가구노동직 6가구와 식당 노점상 등 영세자영업 5가구.

▼ 일용직 노동자 계층의 변화 ▼

일용직 6명은 IMF 이전 한달에 25일 이상 일했다. 그러나 IMF이후 4명은 일감이 완전히 끊겼다. 나머지 2명 중 1명은 한달에 5일 정도 일하는 반실업상태이고 단 1명만이 20일 이상 일하고 있다.

월 1백만∼2백50만원 수준이던 이들 노동자의 가구소득은 소득이 아예 없거나 대부분 50만원 이하로 낮아졌다.

▼ 영세자영업자들의 변화 ▼

슈퍼를 운영하는 한 가구의 월소득은 지난해 10월까지 월 3백만∼3백50만원. 그것이 지금은 90만원 이하로 줄었다. 노점상의 월소득은 70만원에서 30만원으로 감소했다.

▼ 문제점 ▼

공공근로사업 등 성남시의 실직자 대책은 별 도움이 못됐다. 건설 및 가구제조 전문기술과 거리가 멀어 참여도가 낮았던 탓. 실직자 대부금도 보증인이 없는 이들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 개선방안 ▼

급속한 빈곤화로 이들이 사회불만 세력으로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 근로 및 자립의욕은 강하다는게 이박사의 분석. 그는 “기존의 만성적 도시빈민을 대상으로 한 단순 구호대책보다는 사회간접자본(SOC)사업 등 자립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는 ‘적극적 실업정책’이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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