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이질 「뒷북방역」…서울서 환자 첫 발생

  • 입력 1998년 10월 9일 19시 35분


보건복지부는 9일 추석 연휴 동안 세균성 이질이 집단으로 발생한 경북 경주시 모화초등학생 가운데 1명이 3일 서울 서대문구 합동으로 이동해 친척 1명에게 이질을 옮긴 것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지난달 28일 이 학생의 가검물을 채취한 뒤 4일 세균성 이질 양성반응이 나올 때까지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학생의 행적을 쫓는 등 방역대책의 허점을 드러냈다.

이같은 허점은 지난달 29일 전남 영광군 백수읍에서 발생한 세균성 이질환자에 대한 조치에서도 드러났다.

당시 보건당국은 영광군 설사환자 4명 가운데 3명이 완치된 것으로 판단했다가 이질 보균자로 나타나자 뒤늦게 이들을 격리 수용했으나 그후 영광군에서 24명의 환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복지부는 또 8월 부산에서도 2명이 세균성 이질에 걸린 것을 두 달 가까이 모르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이질은 8월부터 전국 12개 시군에서 발생해 기승을 부리고 있으나 보건당국의 초기 방역대응과 후속 조치가 부실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복지부는 9일 추석 연휴 동안 대규모 인구이동으로 서울시와 비슷한 사례가 더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전국 설사환자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라고 시도에 지시했다.

그러나 전염성이 강한 세균성 이질에 대한 효율적인 방역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당분간 이질환자가 계속 발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정위용기자〉jeviy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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