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열세살 때. 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엄마야. 나 자신보다 더 소중해”라고 했어. 그리고 지금 네 나이 스무살.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엄마 생활을 돕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너를 전문대에 수석 장학생으로 입학시켰다. 어느 날. 너는 “대학에 다니는 것이 하나도 즐겁지 않아요. 앞으로 빨라야 5년, 늦으면 7년이 지나야 돈을 벌텐데 그때까지 엄마가 고생하는 것을 볼 수 없어요. 그러니 더 늦기 전에 재혼하세요”라고 했지. 엄마랑 동생을 두고 군대를 가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울먹이며….
엄마는 괜찮아. 단지 너희들에게 고생으로 찌든 듯한 모습만 보여줘 가슴이 아플 뿐이야. 하지만 마음 한편에선 네가 얼마나 엄마를 생각하고 걱정해 주는지 헤아릴 수 있어 행복했다.
사랑하는 아들아. 사람은 누구에게나 고난의 시기가 있단다. 엄마는 변함없이 너희들과 함께 오래오래 꿋꿋이 살아갈 거야.
전은순(경기안산시선부1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