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싱가포르 「음식축제」 푸짐

  • 입력 1998년 6월 25일 19시 17분


‘사자의 도시’라는 뜻의 싱가포르. 7월의 싱가포르에는 사자보다 식욕이 강한 세계의 식도락가들이 몰려들 전망이다. 나라 전역에서 한달간 ‘푸드 페스티벌’이 펼쳐지기 때문.

인구 3백만이 채 안되지만 인구만큼이나 다양한 조리법이 존재한다.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계 등 다민족이 공존하며 빚어낸 현란한 음식문화가 맛을 좇는 이들을 유혹한다.

싱가포르관광청(02―399―5570)이 주최하며 국내여행사들(국일·02―755―6776, 허니문·02―777―7788)은 축제프로그램에 맞춘 패키지상품을 내놓고 있다. 싱가포르음식축제에 가면 빠뜨리지 말아야할 몇가지 음식과 거리.

▼페라낭칸 요리〓15세기 말레이시아로 이주한 중국계 남성이 말레이 여성과 결혼해 빚어낸 ‘이종교배문화’가 페라낭칸. 두 민족의 조리법이 뒤섞여 야릇한 음식문화를 낳았다.

갈비찜인 ‘비프렌당’, 생선찜인 ‘아얌팡강’의구수하고도 톡쏘는 맛이 일품.바나나잎새로생선묵을 싸서 구운 ‘오탁오탁’의 찌릿찌릿한 맛. 차이나타운의 ‘블루진저’같은 고급레스토랑에서 1인당 2만원정도.

▼노천식당〓싱가포르남쪽 싱가포르강변에 있는 두개의 유명한 부두 ‘클라크 키’와 ‘보트 키’. 밤에 되면, 불을 밝힌 이곳 노천식당에 사람들이 몰려든다. 명물요리는 ‘스팀 보트’. 증기선처럼 생긴 냄비에 닭고기육수나 약초 삶은 물 등을 담고 고기 생선 새우 야채 어묵을 양껏 골라 넣어 데쳐먹는 일종의 ‘샤브샤브’. 뜨끈뜨끈하고 개운한 국물을 들이켜 땀을 빼면 무더위가 금세 잊혀진다. 1인당 1만4천원 정도.

▼바쿠테〓거리 곳곳의 간이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싱가포르판 해장국’. 어린 돼지의 갈비와 내장을 넣고 고아낸 국물에 갈비토막 3, 4개가 담겨나온다. 노린내가 날 것 같지만 마늘 생강 등을 넣어 신기할 만큼 담백. 매콤한 칠리소스를 넣어 먹으면 해장국같은 느낌.한그릇에 4천원정도.

▼인도음식〓‘리틀 인디아’라고 불리는 인도인거리에는 카레의 향과 맛이 가득.인스턴트카레의 맛을 생각하면 곤란. 한약재같은 수십가지 향신료를 배합한 카레가루의 기묘한 맛이 맛샘을 자극.

‘바나나리프 레스토랑’에서는 식기 대신 널찍한 바나나잎에 음식을 담아 내놓는다. ‘카레를 넣은 생선머리탕’은 해물탕과 비슷한 얼큰함에 시큼한 맛이 뒤섞인 진짜 ‘이국의 맛’. 3, 4인분에 1만6천원정도.

〈싱가포르〓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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