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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5월 7일 20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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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은 어버이날. 맞벌이 부부가 많이 몰려있는 구로남초등학교 5, 6학년 학생들이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부모 앞으로 띄운 편지의 사연이 애틋하기만 하다.
“IMF시대라 늦게 돌아오시는 아빠의 모습이 쓸쓸하고 초라해 보였습니다. 요즘은 파스를 사와 집에서 붙이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제가 요즘 아빠의 어깨안마를 소홀히 한 것 같습니다.”(미선)
“이제는 돈달라고 조르지 않을게요. 아버지가 요새 IMF때문에 일이 별로 없으셔서 월급도 넉달째 밀리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저희는 이거 사달라 저거 사달라 조르기만 합니다. 얼마나 속상하시겠어요.”(호성)
“IMF가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해요. 제가 IMF를 때려줄게요.”(한아)
빚때문에 이산가족이 된 아이들에게는 그런 칭얼거림도 사치다.
“아빠의 일거리가 모자라서 호주 시드니에 가신다니까 눈물이 났어요. 못난 저희 3남매를 위해 다른 나라에서 일하실 아빠를 생각하니 눈물이 나요. 오늘은 아빠께서 출국하시는 날이에요. 오늘 아침 학교가기 전 아빠가 저를 안아주실 때 눈물이 났지만 꾹 참았어요.”(보라)
“전에는 먹을 것도 자주 사가지고 오셨는데 요즘에는 먹을 것 대신 근심 걱정을 가지고 집으로 들어오시는 것 같아요. 집에 들어오실 때 발걸음이 무거우시죠. 저희에게 아무 부담 갖지 마시고 편히 마음놓고 들어오세요. 집은 쉬라고 있지 두려워하라고 있는 게 아니잖아요.”(선미)
어린이는 역시 어른의 아버지요, 그들 때문에 더욱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것이 부모들의 도리다.
〈권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