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새 총무원장 누가 될까…10월선거 가열

  • 입력 1998년 3월 10일 08시 12분


불교 조계종에 선거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 조계종은 행정 수반격인 총무원장, 국회에 해당하는 중앙종회 의원과 종회의장 선거를 치르고 광역자치단체격인 24개 교구본사중 10개 사찰의 주지를 새로 선출한다.

선거가 올해 집중된 것은 지난 94년 3선을 노리던 서의현 총무원장이 축출되고 새로 개혁종단이 들어서면서 교구본사 주지를 임명직에서 선출직으로 바꾸고 4년 임기의 중앙종회도 새로 출범했기 때문.

초점은 10월 중순경 치러질 총무원장 선거. 서원장 시절보다는 권한이 일부 줄어들었지만 사회적 역할이 대폭 늘어난데다 지난 4년간 종단의 개혁작업을 평가한다는 점에서 불교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송월주원장은 “종도들이 원하면 출마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나 주위에서는 재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교구본사 주지모임을 결성해 총무원과 대립해 온 이설조 불국사 주지는 이미 도전의사를 밝혔다. 김대중대통령과의 각별한 관계로 신정부 출범이후 급부상하고 있는 전남 장성의 최지선 백양사주지도 최근 행보로 미뤄 출마가 확실시된다. 대인관계가 원만하다는 평을 얻고 있는 전설정 중앙종회의장도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미 특정 인물을 흠집내려는 ‘괴문서’가 나도는 등 일부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 본격적인 대결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문중간, 지역간, 개혁에 대한 입장차이 등으로 거론되는 후보들이 합종연횡할 가능성이 높다.

총무원장은 각 교구에서 10명씩 선출한 선거인단 2백40명과 중앙종회의원 81명이 선출한다. 때문에 이에 앞서 치러질 교구본사 주지선거는 총무원장 선거 세력판도를 가늠할 방향타가 될 전망이다.

10개 교구중 직할교구본사인 서울 조계사는 총무원장이 주지를 겸임하고 고불총림 백양사와 조계총림 송광사는 주지 임명권이 방장에게 있다. 재적승려의 직선으로 주지를 선출하는 곳은 대구 동화사, 구례 화엄사, 경주 불국사, 공주 마곡사, 의성 고운사, 장성 백양사, 김제 금산사 등이다.

종단 일각에서는 총무원장과 교구본사 주지 직선제가 분열과 타락을 부추기고 승단을 세속화한다는 비판도 조심스럽게 일고 있다. 그러나 ‘과거로 회귀하면 부패가 되살아난다’는 주장이 대세여서 간선제나 임명제로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

〈김세원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