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귀신 물렀거라 임장군 나가신다』…연평도 풍어제

  • 입력 1998년 2월 19일 09시 02분


“IMF한파를 몰아내고 조기 황금어장의 명성을 되찾게 해주세요.” 인천 연안부두에서 1백29㎞ 떨어진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풍작을 기원하는 풍어제가 26일 열린다. 주민들은 벌써부터 굿을 주관할 고향 출신 무녀를 선정해 놓고 행사일정을 짜는 등 준비에 분주하다. 이번 풍어제에 쏟는 주민들의 정성은 각별하다. IMF한파로 경유값이 두배로 뛰어올라 다음달초 꽃게잡이 성어기가 다가오지만 조업을 나가봤자 기름값도 못건지는 위기상황이기 때문. 그래서 오색기를 휘날리며 주신(主神)으로 모시는 임경업(林慶業)장군 사당에 모여 벌이는 굿판을 이번에는 크게 벌이기로 했다. ‘임장군 사당’풍어제는 조선 인조 때 청나라를 치려고 중국 산둥(山東)성으로 가던 임경업장군이 이 섬에 잠시 들러 어민에게 가시나무를 꺾어 섬 앞바다에 꽂게 했는데 간조 때 가보니 가시마다 조기가 걸려 있었다는 이야기에서 시작됐다. 연평도 선주회장 신승원(申承元·61)씨는 “지난해에는 주민들끼리 조촐하게 제사를 지냈지만 올해는 ‘IMF시름’을 떨쳐버리기 위해 격식을 갖춘 풍어제를 지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천〓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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