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일일변동폭 확대]『수익 큰 만큼 위험도 크다』

  • 입력 1998년 2월 11일 19시 51분


주가의 하루변동폭이 크게 확대됨에 따라 머니마켓펀드(MMF) 등 고수익 금융상품의 연간 수익을 웃도는 수익을 주식시장에서는 하루에도 올릴 수 있게 됐다. 예를 들면 오전에 하한가에 주식을 사서 오후 상한가에 도달했을 때 되팔면 하한가폭과 상한가폭 12%씩을 합한 24%의 수익을 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에는 하루에 원금의 24%를 까먹게 된다. 물론 이같은 예는 현실적으로 나타나기 힘든 극단적인 경우지만 주식투자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된 반면 위험성도 그만큼 커졌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주식시장의 변화▼투기적 거래 위축된다〓주식투자 위험성이 커지기 때문.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의 하루변동폭을 1차 확대하고 다시 폐지하는 과정에서도 나타난 바 있다. 상승 가능성이 매우 높아도 하락에 따른 손실을 우려해 투기적 거래를 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것. ▼작전세력도 움찔한다〓주가를 조작하기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실패하는 경우의 위험부담이 크게 높아질 뿐만 아니라 주가를 상한가로 끌어올리려면 종전보다 많은 자금을 주식시장에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단 하루만에 담보부족 생길수도〓신용을 이용한 주식거래 형태가 크게 바뀌게 된다. 현재 개인이 증권회사에서 자금을 빌릴 수 있는 한도는 자기돈의 2.5배까지 가능하다. 즉 자기돈 4백만원이 있으면 6백만원을 증권회사에서 빌려 1천만원어치의 주식을 살 수 있다. 만약 투자자가 1만원인 주식을 상한가에 샀다면 주가가 7천8백원을 유지해야 담보 부족이 되지 않는데 다음달부터는 해당 주가가 하루중 7천6백원까지 떨어질 수 있어 어느날 갑자기 담보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신용거래의 위험성이 높아짐에 따라 증권회사들은 투자자들에 대한 신용공여를 꺼릴 수밖에 없다는 것. ▼주식 환금성(換金性)은 높아진다〓하루중 상한가나 하한가에 도달하는 종목이 줄어들기 때문. 다시 말해 종전에는 주가가 하한가에 도달하면 주식을 팔고 싶어도 팔 수 없고 주가가 상한가에 도달하면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사례가 많았으나 앞으로는 이같은 사례가 줄어들게 된다. 물론 확대된 변동폭 이상으로 주가가 급등락할 요인이 많다면 상하한가 발생빈도는 여전히 높을 수 밖에 없다. ▼주가 움직임은 미지수〓이번 조치가 주가 움직임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불투명하다. 96년11월25일 주가의 하루변동폭이 6%에서 8%로 확대되기 된 8개월과 확대후 13개월의 주가움직임은 떨어지는 추세였다. 확대 전에는 종합주가지수가 16.7% 하락한 반면 확대 후에는 47.5%나 급락했다. 한남투신증권 이계원(李啓元)투자분석부장은 “그러나 이같은 추세는 투자변동폭 확대의 영향으로 보기는 힘들다”면서 “주가변동폭 확대가 주가의 움직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개인투자자 유의할 점대우증 권강창희(姜敞熙)상무는 “투자위험이 커진 만큼 직접투자보다 전문투자기관을 통한 간접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상무는 또 “업종대표주나 우량대형주, 내재가치가 뛰어난 중고가(中高價)종목 중심으로 매매대상을 축소하고 주가 등락에 편승한 매매는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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