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당선자의 일산자택 2층 서재는 19일 새벽까지 불이 꺼지지 않았다. 김당선자는 이희호(李姬鎬)여사와 함께 밤을 지새며 내외신 기자회견문을 검토하고 향후 정국구상에 몰두했다.
김당선자의 자택 주변에서는 지지자들이 벌인 축제가 동이 틀 때까지 계속됐다. 18일 밤 당선이 확실해지면서 몰려들기 시작한 지지자들은 축제분위기 속에 『김대중』 『대통령』을 연호하며 환호와 흥분 속에 날을 밝혔다.
일부 지지자들은 김당선자의 당선에 일등공신역할을 한 자민련의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와 박태준(朴泰俊)총재의 이름을 연호했고 심지어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지지자들은 연호를 하는 사이사이에 「사랑해 당신을」 「목포의 눈물」 「선구자」 등의 노래를 합창하며 감격을 나누기도 했다. 한쪽에서는 불꽃놀이도 벌어졌다.
김당선자는 이날 투표마감시간에 임박해 여의도의 공동선대회의 사무실에 가기위해 집을 나서다 사인을 받기 위해 2시간 이상을 기다리던 어린아이 3명의 손바닥과 공책 축구공에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밤 8시반경 다시 집으로 온 김당선자는 당직자들과 출구조사 등에 대한 보고를 받고 곧장 2층 서재로 올라가 19일 아침까지 전혀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
김당선자는 이희호여사와 김한길의원 정동영대변인 등과 함께 측근들이 가져온 내외신 기자회견문을 검토했고 오전 2시반경 한광옥(韓光玉) 이종찬부총재, 이해찬(李海瓚)의원,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 박상천(朴相千)원내총무로부터 앞으로의 일정 등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
김당선자는 자택에 들어가기 전 정동영(鄭東泳)대변인으로부터 당선이 확실하다는 보고를 받고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내가 당선한다면 국내보다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당선자의 가까운 친척들과 주민들은 갑작스럽게 밀어닥친 내외신기자 1백여명에게 간식으로 떡이나 과일 등 음식상을 차려 내왔다. 또 현관에는 당선축하 난초 화분들이 속속 배달됐다.
한편 19일 새벽 조세형대행과 이해찬의원이 김당선자의 집을 나서자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들은 이들을 헹가레치기도 했다.
〈이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