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동아 공모출신 12명,「사랑」테마 소설집 펴내

  • 입력 1997년 12월 10일 20시 15분


「사랑은 여전히 메마른 삶에 단 하나 남은 구원인가」.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 당선으로 등단한 12명의 여성작가들이 테마소설집 「13월의 사랑」(예감)을 펴냈다. 박완서 김우정 권혜수 노순자 박재희 안혜성 우애령 유춘강 이남희 유덕희 이혜숙 조양희. 문학의 영원한 주제인 「사랑」을 정의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저마다 다른 높낮이를 가졌다. 「그 여자네 집」을 쓴 박완서는 일제말 징용과 정신대에 쫓겨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생이별해야 했던 고향연인들의 이야기를 회고하며 두 젊은이의 삶을 일그러뜨린 통한의 역사를 되짚는다. 이남희의 「어두운 열정」에서는 50대의 이혼녀가 『사랑할 줄 모르는 남자보다야 사랑할 줄 아는 여자가 더 낫다』고 동성애에 대한 금지된 열망을 털어놓는다. 유덕희의 「엄마는 베네치아로 떠났다」의 중심인물은 남편도 아들도 버리고 연하의 연인과 장렬히 동반자살한 어머니. 작가 유덕희의 메모는 12가지 빛깔로 펼쳐진 사랑이야기의 다이제스트에 다름아니다. 「사랑은 어떤 의지로 되는 것은 아니었다. 도덕도 윤리도 의무도 선악도 미추도 뛰어넘는 어찌할 수 없는 본능적이며 원형질적인 것…. 그러니 비난도 찬사도 아름다움도 추함도 무관할 뿐이라는…. 찬란한 황금의 골짜기를 기대하고 찾아갔다가 누런 낙엽의 늪에 빠져버린 것이었다」. 〈정은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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