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톡톡」튀는 풍속도]낯선 사람도 룸메이트로 환영

  • 입력 1997년 10월 25일 21시 30분


최근 대학가에 「한줄서기」와 「룸메이트 구하기」 및 「문어발 광고」 등 새로운 퐁속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연세대에서는 공중전화부스 등에서 한줄서기 풍경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서울대 등에서는 낯선 친구를 룸메이트로 구하는 문어발 광고가 유행하고 있다. 24일 오후 3개의 공중전화 부스가 놓여있는 연세대 학생회관 앞. 학생들이 각 전화부스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고 모두 전화부스로부터 1m가량 떨어진 곳에 한줄을 만들어 차례를 기다렸다. 이는 지난해 봄 일부 학생이 바닥에 선을 긋고 「한줄로 자신의 차례를 기다려 봅시다」라는 문구를 붙인 뒤 서서히 정착된 풍경. 김재우(金在雨·24·행정학 3년)씨는 『평소 여러대의 전화부스앞에서 차례를 기다릴 때 사람이 적은 부스에 줄을 잘 서는 사람이 전화를 먼저 거는 경우가 많아 한줄서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낯선 사람도 룸메이트로 받아들인다」는 개방적 사고도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연락처와 「재학생 비흡연자 우대」 등의 제한조건만 내건 이 광고는 최근 대학가에 원룸형태의 주거공간이 부쩍 늘면서 생겨난 현상. 낯선 사람과 함께 방을 나눠 쓰는 것을 아무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는 젊은이들의 변화된 의식을 엿보게 한다. 부산 출신으로 신촌에서 3천만원짜리 전세 원룸에 살면서 룸메이트를 구하고 있는 최모씨(22·연세대3년)는 『방친구를 구해 전세금 등 경제적 부담을 덜고 교대로 음식마련도 할 수 있어 이점이 많다』고 전했다. 학생들이 구직 또는 하숙집을 구하는 수단으로 가장 애용하고 있는 것은 문어발 광고. 전단 아랫부분을 10여 갈래로 갈라 그 위에 연락처를 기록해 필요한 사람이 떼어갈 수 있게 한 모양 때문에 문어발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미국대학가에서 중고차를 매매하거나 스포츠 공연 티켓판매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애용하는 「플라이(Fly)광고」와 닮은 꼴이다. 문어발 광고는 대학생들이 최근 아파트촌에서 과외학생을 구하는 광고로 활용하면서 일반인에게도 낯익은 풍경이 되고 있다. 〈김경달·박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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