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외국인대상「서울이야기」공모…다양한 의견 『봇물』

  • 입력 1997년 9월 17일 20시 15분


우리는 서울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외국인들의 마음속에 서울은 어떤 도시로 자리잡고 있을까. 서울시는 8월 한달 동안 인터넷 홈페이지 개설 1주년을 기념,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공모한 「서울 이야기」 접수를 마감했다. 마감 결과 내국인이 2백73건을 응모하고 외국인이 1백14건을 제출, 모두 3백87건이 접수됐다. 서울을 주제로 하는 경우 아무런 형식에 제한을 두지 않은 결과 내용은 매우 다양했다. 91년 4월25일 오후 5시반 김포공항에 20명의 친구들과 함께 「불법취업자」로 서울에 도착한 필리핀인 발리스타에게 서울은 희망의 도시. 출입국관리소를 통과할 때 동료 20명은 필리핀으로 강제 출국조치를 당하고 혼자 남아 어려운 시절을 보냈지만 지금은 명동에 있는 외국인노동자상담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자신의 꿈을 실현해가고 있다. 올해 16세인 알래스카 교민 이임재씨는 마감 전날 인터넷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다 서울시가 수필공모전을 연다는 사실을 알고 어른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밤새워 글로 꾸몄다. 과거 서울의 뒷골목에서 들을 수 있었던 「굴뚝 고쳐요」 「가위나 칼 깎아요」 「배추 무 사려」 등 행상들의 소리들을 엮었다. 서울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주한 가봉대사인 조제프 망분구는 「국제도시 서울」이라는 제목의 수필에서 흑인 등 외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배타성을 꼬집었다. 그는 지난 여름 한강변 수영장의 탈의실에서 샤워를 하려던 수영객들이 소지품을 챙겨 그 자리를 떠나는 것을 보고 큰 모멸감을 느꼈다는 한 흑인 여성의 사례를 들었다. 서울시는 심사를 통해 10월초 내국인 53명, 외국인 33명에게 시상하며 「서울 이야기」를 책자로 발간할 계획이다. 〈하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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