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방학-후유증 벗어나기

  • 입력 1997년 9월 2일 07시 39분


개학이 되었는데도 머리 염색을 지우지 않은 여학생, 방학때 연수를 다녀온 뒤 「아메리칸드림」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학생, 왠지 책만 보면 졸리는 학생. 이처럼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했지만 아직도 「여름방학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학생들로 부모와 학교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여고 2년생인 P양. 그녀는 매번 방학만 되면 머리염색을 해왔다. 일종의 해방감을 맛보기 위해서다. 외동딸로 고이 키워 온 부모들도 「방학인데 어떠랴」는 생각으로 그냥 둬 왔다. 또 개학만 되면 알아서 머리염색을 지우고 정상적인 학생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별 걱정을 안했다. 그런데 이번 여름방학이 지나고 문제가 발생했다. 개학이 되었는데도 머리염색을 지우지 않은 것. 『학교 학생주임에게 불려가 심하게 야단을 맞았는데도 바꿀 생각을 안해서 걱정이에요. 저희가 뭐라고 얘기를 하려고 하면 방으로 쑥 들어가 버리고 말죠』(P양의 어머니) 그러나 P양의 어머니는 왜 갑자기 딸이 그러는지 아직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고 한다. 조만간 청소년상담소를 찾아가 볼 생각이다. 집안이 꽤 부유한 고1년생 K군. 그는 이번 여름방학때 미국 삼촌댁에 머물면서 한달간 어학연수를 했다. 충실하게 프로그램에 맞춰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K군이지만 귀국 뒤에 다소 달라져 있었다. K군이 밤이면 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은 것. 이유인 즉 연수때 사귄 또래 교포 여학생과 밤마다 인터넷 채팅을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K군은 심지어 미국으로 다시 유학을 보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일선 고등학교들은 개학이후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보충수업 없이 오후 3시면 학생들을 귀가시키고 있다. 정상으로 돌아오려면 1주일 내지 10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교사들은 입을 모은다. 「청소년대화의 광장」의 박재황기획실장은 『매년 방학, 특히 여름방학이 끝나면 학생들의 흐트러진 사례를 많이 접한다』며 『대부분 일과성에 그치지만 자칫 오래갈 수도 있으니 부모와 교사들의 각별한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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