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부에노스 아이레스」 왕가위감독 내한

  • 입력 1997년 7월 22일 20시 01분


영화 「부에노스 아이레스」(해피 투게더)가 공연윤리위원회(위원장 金尙植·김상식)의 수입불허 결정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 작품의 연출자인 홍콩의 王家衛(왕가위·39)감독이 21일 내한했다. 22일 오후 신라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한국에서 상영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아쉬워했다. 그는 『동성애가 주제여서 수입 불허 결정이 난 것이라면 의외』라며 『이 영화는 동성애가 아닌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주제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나라마다 다른 제도가 있고 그것을 존중해야하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국가가 어떤 것은 보고 어떤 것은 보지 말아야 한다고 제한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것. 『사람사이의 관계를 그리면서 하필 동성애를 택한 것은 이색 소재를 통해 관객의 흥미를 끌기 위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남자사이의 관계도 영화에서 가능한 소재다. 왜 남자끼리의 관계가 특별히 관심을 끌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동성애에 대해 「개방적」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자신은 동성애 경험은 없다고. 중국인 특유의 낙천적 태도를 가진 왕가위감독은 『영화는 머리로 보는 게 아니라 재미로 보는 것』이라며 『한국의 공륜이 영화를 너무 세밀하고 심각하게 본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날 오후 동숭시네마텍에서 열린 「왕가위감독 포스터 사진 전시회」에 참석해 팬사인회를 가진 뒤 24일 출국할 예정이다. 〈신연수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